캄보디아 범죄조직에 지인 넘겨 감금…2심서 징역 8년으로 감형

  • 등록 2026.01.22 11:22:48
크게보기

사기 범행 거절하자 해외로 유인 후 감금
항소심 재판부 “피해 회복 노력 고려해 감형"

 

사기 범행을 거절한 지인을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겨 약 20일간 감금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주범이 항소심에서 공탁을 이유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김종호·이상주·이원석)는 국외이송유인, 피유인자 국외이송, 공동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신씨는 1심에서 검사 구형량인 징역 9년보다 높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형이 감경됐다.

 

함께 기소된 공범 박모씨와 김모씨는 1심과 같은 징역 5년,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캄보디아 관광 사업을 추진 중인데 현지에 가서 계약서만 받아오면 채무를 없애주겠다”고 피해자 A씨를 속여 출국시켰다. 이후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에 피해자를 넘겼고 A씨는 약 20일 동안 감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계된 ‘국외이송유인 범죄’ 구조를 보여주는 사례다. 형법 제288조는 국외로 이송할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하거나 유인한 경우 또는 약취·유인된 사람을 실제 국외로 이송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유인’의 의미를 비교적 넓게 해석하고 있다. 2016년 서울고등법원은 “형법 제288조의 유인이란 기망이나 유혹을 통해 사람을 꾀어 자유로운 생활관계에서 이탈하게 하고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 아래로 옮기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해외로 유인된 뒤 여권이나 휴대전화를 빼앗기거나 이동이 제한되는 경우 감금죄가 함께 성립할 수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피해자의 이동을 제한하거나 일정 공간에 가두는 행위가 있을 경우 유인죄와 별도로 감금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가 확인된다.

 

이번 사건에서 항소심 감형의 핵심 사유는 공탁이었다. 재판부는 “신씨가 항소심에서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피해자를 위해 1000만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형사재판에서 공탁은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피해 회복을 위해 금전을 법원에 맡기는 제도다. 다만 법률상 일정한 공탁 비율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판례는 공탁이 양형에 미치는 영향을 피해 회복 정도에 따라 평가한다. 2025년 대전지방법원은 2025년 판결에서 대법원 양형기준을 인용하며 “실질적 피해 회복은 합의에 준할 정도로 피해가 회복된 경우를 의미하며 재산 범죄에서는 손해액의 약 3분의 2 이상이 회복된 경우를 기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한 피해 회복은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이 있었지만 실질적 피해 회복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관광, 취업, 사업 등을 미끼로 피해자를 해외로 유인한 뒤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기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최근 해외 취업이나 사업 제안을 미끼로 지인을 해외로 유인한 뒤 범죄 조직에 넘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채무 정리나 고수익 사업 등을 조건으로 출국을 권유하는 경우 범죄에 연루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처럼 피해자를 해외 범죄 조직에 넘겨 자유를 장기간 제한하게 하는 범죄는 중대한 인권 침해로 평가될 수 있다”며 “수사기관의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국민들의 경각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기민 기자 winni@tsisalaw.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