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골드러시’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작 보유한 금을 처분하려는 소비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뉴스를 통해 접한 기준 시세와 금은방에서 제시하는 실제 매입가 사이의 괴리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금 거래 시 발생하는 부가가치세법상 환급 불가 구조와 임가공비 등 비용 체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제값’을 못 받는 낭패를 볼 수 있다.
22일 귀금속 업계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24K 순금 한 돈(3.75g)을 기준으로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의 차이가 최대 16만원 이상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접하는 ‘시세’가 거래소의 기준가일 뿐 실제 현장에서는 유통 비용과 세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주유소마다 기름값이 다르듯 금 시세도 매장별 원가 구조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며 “기준 시세는 참고용 지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부가가치세(VAT)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금을 구매할 때는 시세의 10%를 세금으로 지불하지만 이를 일반 소비자가 되팔 때는 환급받을 수 없는 구조다.
여기에 골드바 제작에 투입되는 인건비, 전기료, 임가공비 및 유통 마진 등이 판매가에 포함된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보통 매수 가격이 매도 가격보다 약 15~20%가량 높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품의 ‘순도’ 역시 매입 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흔히 순금으로 불리는 제품 중에서도 골드바는 99.99%(Four-Nine)의 고순도를 자랑하지만 돌반지나 장신구는 99.9% 또는 99.5%인 경우가 많다.
종로의 한 귀금속 전문업체는 “미세한 순도 차이라도 재정련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해 매입가 하락의 원인이 된다”며 “재판매 시 가치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기술표준원 등이 인정하는 홀마크(무궁화 마크)나 태극마크 등 공인 인증 표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금 실물 투자는 세금과 수수료를 감안할 때 시세가 최소 20% 이상 상승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장기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값 급등기에 매도 물량이 일시에 몰리면 수요공급원칙에 따라 매입가가 낮아질 수도 있다”며 “공신력 있는 거래소를 선택하고 제품의 품질 보증서를 꼼꼼히 챙기는 것이 실질적인 자산 가치를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