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손배소 합의금 가로챈 변호사, 코인 투자하다 벌금형

  • 등록 2026.01.24 21: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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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돈 횡령 사례 잇따라…
법조계 신뢰 흔드는 '변호사 일탈'

 

경찰관들의 손해배상 소송을 대리하던 변호사가 합의금을 가로챈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의뢰인을 위해 보관해야 할 합의금이나 공탁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변호사들의 횡령 사건이 반복되면서 법조계 신뢰를 흔드는 일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지윤섭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40대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0년 12월 경찰관 3명이 공무집행방해 피의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대리했다. 당시 그는 충북경찰청과 ‘공무집행방해 등 피해 경찰관 소송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속 경찰관들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러나 A씨는 2021년 4월 19일 법원이 해당 사건에서 화해 권고 결정을 내리자 B씨로부터 화해권고금 명목의 합의금 600만원을 지급받고도 이를 피해 경찰관들에게 전달하지 않은 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무상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임의로 사용하거나 처분할 때 성립한다. 변호사가 소송 과정에서 합의금이나 공탁금, 가지급금 등을 의뢰인을 대신해 보관하다 개인적으로 사용하면 업무상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유형의 범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 판결문을 보면 변호사가 사건 진행 과정에서 받은 금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해 업무상횡령이 인정된 사례는 적지 않다.

 

20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변호사가 의뢰인 사건을 진행하면서 가압류 담보공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건에서 업무상횡령을 인정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의뢰인과의 신뢰관계를 기반으로 법률사무를 수행해야 할 변호사가 담보공탁금을 횡령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를 변제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건에서 재판의 쟁점은 해당 금원이 의뢰인을 위해 보관된 ‘타인의 재물’인지, 변호사가 이를 위탁받아 관리하는 ‘보관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합의금이나 공탁금 등은 의뢰인을 위해 보관된 금원으로 보고 변호사의 보관자 지위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또 피고인이 “잠시 사용했을 뿐이며 나중에 돌려줄 생각이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지만 법원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사용한 이상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가 의뢰인의 돈을 임의로 사용하는 행위는 단순한 재산범죄를 넘어 변호사 직업 윤리를 훼손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변호사는 의뢰인과 고도의 신뢰 관계를 전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이러한 일탈은 법률 서비스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형사처벌과 별도로 해당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 징계 절차도 받을 수 있다. 변호사법에 따라 변호사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할 경우 정직이나 과태료 등의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의뢰인의 합의금이나 공탁금을 임의로 사용하는 사건은 법률 서비스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변호사 직업윤리에 대한 관리와 징계 제도 강화 필요성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duswlansl@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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