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수술에도 전화 불허한 교도소 … 법원 “과도해”

  • 등록 2026.01.26 11: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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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도 한계 있어…비례·평등 원칙 준수해야

 

최근 법원이 고령의 어머니와 통화를 원하는 중경비처우급(S4급) 수용자의 전화 사용을 불허한 교도소의 처분이 과도하다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수용자의 전화 사용 권리와 구체적인 이용 기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법무부에 따르면 과거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던 수용자의 전화 통화는 시행규칙 개정 이후 처우 등급에 따라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수용자의 전화 사용은 형 확정 이후 부여되는 경비처우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제한된다.

 

최우수 등급인 S1급은 월 20회까지 통화가 가능하며 1일 횟수 제한이 없다. S2급은 월 10회, S3급은 월 5회로 허용 횟수가 줄어든다.

 

반면 중경비처우급(S4급)은 원칙적으로 전화 사용이 금지된다. 다만 가족의 위독이나 사망, 고령 부모와의 소통 등 처우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소장의 허가를 받아 월 2회 이내 통화가 허용된다.

 

통화 대상도 제한된다. 등록된 가족 5명 이내로 한정되며 지인은 사실혼 관계 등 특별한 사정이 입증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인정된다.

 

휴대전화 명의 확인을 위해 이용계약증명서 제출이 요구되지만 고령자나 장애인의 경우 직접 통화를 통한 확인 등 보완 절차가 적용되기도 한다.

 

모든 통화는 원칙적으로 녹음 및 청취되며 통화 시작 전 안내된다. 녹음 자료는 필요 시 법적 절차를 거쳐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제공될 수 있으며 교정당국은 전담 관리자를 통해 외부 유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S4급 수형자의 통화권이 과도하게 제한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광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A씨는 수술을 받은 고령 어머니가 수술을 받는다는 소식에 모친과의 통화를 신청했으나 교도소 측은 이를 불허했다. 교도소는 해당 사안이 가족 사망 등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이에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수용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의 쟁점은 중경비처우급 수형자의 전화 통화가 절대적 금지 대상인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관련 규정이 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취지가 아니라 처우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수술 후 거동이 어려운 고령 부모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중대한 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통화를 불허한 것은 접견교통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불허 처분은 단순한 내부 관리 행위가 아니라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교정당국의 재량 행사 역시 비례와 평등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중경비처우급 수형자의 전화 통화를 일률적으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개별 사정을 고려해 허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수형자의 교화와 사회복귀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인간적 소통 역시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승연 기자 news@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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