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범죄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접근을 반복하는 추가 가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피해자 보호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판 단계에 있는 스토킹 사건을 점검한 결과 약 6건 중 1건꼴로 추가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이 선별한 스토킹 사건 87건을 대상으로 유선과 온라인 방식으로 피해자들과 접촉해 확인한 결과다.
이 가운데 15건(약 17%)에서는 피고인이 재판 중에도 다시 연락하거나 접근하는 등 추가 스토킹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러한 사실을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양형자료로 제출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스토킹이 반복되는 사례는 법원 판결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인천지방법원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주거지를 찾아가거나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를 장기간 반복한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약 1년 동안 피해자 주거지 방문과 전화·메시지 전송 등을 총 484회 반복했다. 특히 법원이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결정한 이후에도 이를 무시한 채 164차례 연락하거나 접근을 시도했고, 경찰의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해 66차례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잠정조치 결정을 받고도 스토킹 행위를 계속하면서 피해자를 협박하기까지 했다”며 “장기간 지속된 범행으로 피해자와 가족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밝혔다.
스토킹 사건의 경우 재판이 진행 중이라도 추가 가해가 발생하면 기존 사건의 양형에도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 동시에 새로운 범죄로 별도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조치를 두고 있다. 경찰은 긴급 상황에서 접근금지나 연락금지 등의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고, 법원 역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잠정조치를 결정할 수 있다.
잠정조치에는 스토킹 중단 명령과 함께 피해자 또는 주거지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문자·메신저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조치는 공판 단계에서도 계속 적용될 수 있다. 검사는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법원에 잠정조치의 연장이나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보호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위반 사례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잠정조치나 긴급응급조치를 어길 경우 별도의 범죄로 처벌될 수 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불안이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스토킹 사건의 특성상 재범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보호 조치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접근금지 명령의 신속한 집행과 위반에 대한 엄정한 처벌, 피해자 보호 장치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피고인이 추가 가해를 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공판 단계에서도 잠정조치 활용과 양형 반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