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접견실서 변호사 성추행 혐의…여러 차례 반복 정황

  • 등록 2026.01.27 10:3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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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접견 과정서 부적절 행위 혐의
접견실 사건 계기 운영 방식 점검 필요

방어권 보장과 안전 확보 충돌 지적

 

변호사가 구치소 접견실에서 여성 외국인 의뢰인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변호인 접견실 운영 구조를 둘러싼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방어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비밀 접견’ 원칙이 외부 통제가 어려운 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거론된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접견 과정에서 사건 해결을 언급하며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행위는 접견실 내부에서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미결수용자와 변호인의 접견은 일반 접견과 달리 접촉차단시설이 없는 공간에서 이뤄진다. 유리벽이나 차단 장치 없이 직접 대면하는 방식이 원칙이다. 이는 피고인이 변호인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또한 변호인 접견의 경우 교도관은 접견에 참여할 수 없고, 접견 내용을 청취하거나 녹음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다만 ‘보이는 거리’에서 시각적으로 관찰하는 것은 허용된다. 접견 시간과 횟수 역시 별도의 제한 없이 보장된다.

 

이와 달리 일반 접견은 시설 안전이나 질서 유지 등을 이유로 접견 내용을 청취하거나 녹음·녹화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변호인 접견만 예외적으로 강한 비밀 보장이 적용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 설계로 인해 접견실 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교도관은 시각적 관찰만 가능할 뿐 대화 내용을 알 수 없고, 접견 과정에 직접 개입할 수도 없다.

 

접견실 내부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외부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구조다.

 

일부 교정시설에는 변호인 접견실에 CCTV가 설치되어 있으나, 이 역시 제한적으로 운영된다. 헌법재판소는 접견 장면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범위 내에서는 허용된다고 보면서도, 음성 수신이나 녹화 등으로 접견 내용이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에는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실제 사건에서 영상만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음성 수신 기능을 차단한 상태라면 접견의 비밀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접견 내용을 녹음하거나 기록한 경우에는 변호인과의 의사소통이 위축될 수 있고, 국가와 대립하는 구조에서 방어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이유로 위헌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결국 변호인 접견은 방어권 보장을 위해 외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대신 일정 부분 관리의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 확인된다. 이번 사건 역시 이러한 제도적 특성이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비밀 접견 원칙 자체는 유지하되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비상 호출 장치 설치, 접견 공간 구조 개선, 시야 확보 방식 조정 등 물리적 대응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수용자의 신체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을 지는 만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다른 기본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승연 기자 news@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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