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여성 장애인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경찰이 시설장에 대한 두 번째 소환 조사를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장애인 강간·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색동원 시설장 A씨를 이날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이번 소환은 약 두 달 만이다.
A씨는 생활지도 등을 명목으로 다수의 여성 중증장애인에게 강제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색동원 관할청인 강화군이 대학 연구진에 의뢰해 실시한 심층 조사 결과 현재 입소자 17명과 퇴소자 2명 등 30∼60대 여성 장애인 19명이 A씨로부터 성적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9월 색동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뒤 A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지난달까지 시설에 거주했던 여성 장애인 20여 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해 왔다. A씨에 대해서는 성폭력 혐의 외에도 시설에 지원된 보조금과 입소자 개인 자산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된 상태다.
수사가 본격화되자 A씨는 장애인 관련 단체 임원직에서도 잇따라 물러나고 있다. 인천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 제출한 협회장직 사임계는 오는 11일 정기총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며 중앙 조직인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이사직에서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맡고 있는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이사직 역시 이달 말 임기 만료와 함께 종료된다.
색동원 이사회는 당초 A씨를 두 달간 한시적으로 업무에서 배제했으나, 최근 배제 기간을 ‘수사 종료 시점까지’로 연장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시설 종사자 2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함께 수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개인 일탈을 넘어 시설 내 폐쇄적 구조와 관리 감독 부재가 빚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외부 감시가 어려운 거주시설 환경에서 권력 관계가 고착화될 경우, 장애인은 일상적으로 학대와 착취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침묵을 강요받아 왔다는 점 자체가 제도의 실패를 보여준다”며 “가해자 처벌과 별개로 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전수 점검과 독립적인 외부 감시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