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피해 사기 사건…피해 회복과 양형 기준의 균형 과제

  • 등록 2026.02.04 14: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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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피해 구제 방안 필요성 제기

 

 

형사재판에서 피해 규모는 양형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전기통신금융사기처럼 피해자가 수십 명에 이르고 피해액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사건에서는 그 피해의 사회적 파장이 크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범죄는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다수 피해자에게 장기간에 걸쳐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남긴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에도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형사재판에서는 처벌과 함께 피해 회복 여부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로 고려된다. 이는 처벌의 목적이 단순한 응징에 그치지 않고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액이 큰 사건일수록 모든 피해를 회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상당수 피해자는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받지 못한 채 재판이 종료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나 부분적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양형 판단의 하나의 요소일 뿐, 범죄 자체의 책임을 줄이거나 피해의 중대성을 상쇄하는 사유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 역시 판결에서 피해 규모와 범행의 조직성, 피해자 수 등을 엄중한 불리한 사정으로 평가하는 한편, 일부 피해 회복이나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이를 제한적으로 참작하는 방식으로 양형을 정하고 있다.

 

결국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범죄에서는 피해 회복이 쉽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며, 개별 사건마다 피해 회복의 정도와 피해자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이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 회복이 단순히 형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 구제와 책임 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박보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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