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마약왕으로 불린 여성 탈북민...국내 마약 유통으로 징역 23년

  • 등록 2026.02.07 14: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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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태국·캄보디아 오가며 ‘던지기’ 수법
국제우편·SNS 은어까지 동원한 조직적 범행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마약 유통 총책으로 대량의 마약을 국내에 들여온 탈북민 출신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오윤경)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모씨(30대·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와함께 80시간의 약물중독 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4억5855만 원의 추징도 명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최씨는 2011년 탈북한 뒤 2017년 마약 관련 범죄로 한 차례 처벌을 받았으며 2018년 3월 중국으로 출국한 이후 동남아 국가들과 한국을 오가며 마약 유통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최씨는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겨두고 대금을 받은 뒤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판매·수수하고 직접 투약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8년에는 조직원들을 시켜 국내에 은닉된 필로폰 3kg을 수거하게 하거나 1.3kg을 유통했고, 2020~2021년에는 캄보디아 공범과 공모해 총 2.5kg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했다.

 

최씨는 필로폰을 소분해 실타래처럼 감은 뒤 실뭉치로 위장해 국제우편으로 발송하는 수법을 사용했으며, 텔레그램과 트위터 등 SNS에 마약 은어를 활용한 홍보 글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캄보디아에서 들여온 필로폰만 해도 약 8만5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2021년 7월 한국 수사 당국의 요청으로 태국 경찰에 의해 체포됐으나 보석금 2억가량을 내고 풀려난 뒤 도주했다.

 

이후 한국 경찰은 태국·캄보디아 경찰,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2022년 1월 캄보디아에서 숨어있던 최씨를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수사기관과 언론에서는 최씨를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모씨, ‘사라김’ 김모씨와 함께 동남아 기반 ‘3대 마약왕’ 중 한 명으로 지칭해 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소 직후 해외로 건너가 조직적으로 대량의 필로폰을 수입·유통했다”며 “범행의 주도성과 규모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다만 “수입된 마약의 상당 부분이 압수돼 유통되지 못한 점과 수사 협조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마약 범죄의 규모와 관련해 법무법인 안팍 박민규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통상 필로폰 1회 투약량을 약 0.03g으로 산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필로폰 3kg은 약 10만 회, 1.3kg은 약 4만3000회 투약이 가능한 분량”이라며 “개인 투약이나 단순 판매를 넘어선 전형적인 조직·총책급 유통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 사건에서 kg 단위가 인정될 경우 법원은 국제 밀수 여부, 조직적 범행 구조, 사회적 위험성을 매우 중대하게 평가한다”며 “해당 규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은 물론 징역 20년 이상 중형이 선고되는 것이 최근 판례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최희원 기자 chw1641@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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