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촬영물 사이트 ‘AVMOV’ 수사… “시청만 해도 처벌될까”

  • 등록 2026.02.10 11: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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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가족·연인 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 유통 사이트 ‘AVMOV’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단순 시청자까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지를 두고 이용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AVMOV 사건의 성격과 실제 수사 흐름을 고려할 때 단순 시청자까지 광범위하게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불법 촬영물 유통 사이트인 AVMOV의 일부 운영진을 입건하고, 영상 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8월 개설된 이 사이트는 가족이나 연인 등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거나, 유료 결제로 포인트를 구매해 영상을 내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 사실이 알려진 이후 지난 2일까지 “해당 사이트에서 영상을 본 적이 있다”는 취지의 자수서 139건이 접수됐다.

 

사이트 이용자가 약 54만 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처벌 가능성을 두고 불안해하는 이용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시청도 처벌 가능”… 다만 전제는 ‘고의성’


현행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카메라등 이용 촬영물에 대해 ‘소지·구입·저장’뿐 아니라 ‘시청’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법원은 다운로드나 저장이 없더라도 스트리밍 방식으로 불법 촬영물을 시청한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20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카메라등 이용 촬영물의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 금지 규정을 전제로 유죄를 인정하며 취업제한 등 부가처분을 선고했다. (2023고합4, 2023고합24)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경우 처벌 기준은 더 엄격하다. 관련 법률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고의로 소지하거나 시청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벌금형 선택지가 없다.

 

다만 모든 시청 행위가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제는 ‘고의성’이다. 즉 해당 영상이 불법 촬영물 또는 성착취물이라는 점을 인식했는지, 최소한 그 가능성을 알면서도 시청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2022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불법임을 몰랐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해당 촬영물이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해 몰래 촬영된 불법 촬영물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거나, 적어도 피해자들이 성관계 장면의 촬영이나 배포에 동의할 리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들이 성인물 배우가 아닌 일반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점, 파일명에 피해자의 이름·직업·출생연도 등 신상 정보가 포함된 점, 다수 영상이 촬영자의 주거지에서 촬영된 점 등을 종합하면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설령 피고인이 명시적으로 불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영상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일반인으로서 성관계 촬영과 유포에 동의했을 가능성이 없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2022고합429)


AVMOV 수사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건과는 다르다?


김형민 법률사무소 김형민 변호사는 AVMOV 사건을 일반적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사건과 동일 선상에서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법정형이 징역 1년 이상으로 무거운 것은 사실이지만, AVMOV 사이트에서 해당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된다”며 “설령 일부 영상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해당하더라도 처벌을 위해서는 고의성이 반드시 입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과거 유사 사건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토토랜드 관련 사건에서도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업로드된 사실 자체는 인정됐지만 시청자에 대해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아 무죄 판결이 선고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업로더·결제자 중심… 단순 시청자는 가능성 낮아”


김형민 변호사는 실제 수사·기소 단계에서도 수사 대상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변호사는 “법리상 ‘시청’ 행위가 처벌 대상에 포함되고 소지죄와 법정형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실제 수사는 사이트 운영자와 불법 영상을 게시한 업로더, 결제 이력이 있는 이용자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AVMOV 사건 역시 불법촬영물소지죄를 중심으로 다운로드나 결제 내역이 확인되는 이용자 위주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결제를 하지 않고 단순히 시청만 한 이용자가 수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과도한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게 될 경우에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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