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10명 250회 추행한 60대 교장, 항소심서 8년→4년 감형

  • 등록 2026.02.19 19: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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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 파기…재판부 “뒤늦은 참회 등 참작”

 

13세 미만 초등학생 10명을 상대로 수백 차례 추행과 성희롱을 저지른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60대 교장이 항소심에서 형량을 절반으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이은혜)는 1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62)에 대해 원심 징역 8년을 파기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던 2023년 4월 5일부터 같은 해 12월 28일까지 교장실 등에서 만 6세부터 11세에 불과한 피해 아동 10명을 상대로 약 250회에 걸쳐 위력을 행사해 추행하고,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하는 등 성적 학대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는 피해 아동들이 미성숙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장이라는 지위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피해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한 정황도 확인됐다.

 

범행은 피해 학생들의 문제 제기로 드러났다. A씨의 행위를 알게 된 친구들이 피해자 B양을 돕기 위해 일부 장면을 촬영하고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며 증거를 수집했다.

 

이후 B양이 또 다른 피해자인 C양의 피해 사실을 전해 듣고 모친에게 자신의 피해를 털어놓으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 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비교적 일관돼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다수의 저연령 아동을 상대로 장기간 범행을 반복한 점을 중하게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형을 절반으로 낮췄다.

 

A씨는 항소심에서 “약 250회로 특정된 범행 중 200회에 가까운 범행이 방어권을 침해할 정도로 불명확해 공소사실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포함된 180여회의 범행은 피해 아동이 수사기관에서 ‘거의 매일 또는 일주일에 2∼3회 피해를 봤다’는 진술에 근거해 기계적으로 산출한 횟수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범행 방법 역시 선택적으로 기재돼 있어 장기간 반복된 아동 성추행 사건에서 범행 일시를 특정하기 어려운 부득이한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해당 혐의에 대한 공소를 기각하고, A씨가 피해 아동 중 일부와 합의하거나 형사 공탁한 사정 등을 참작해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장기간 반복된 성범죄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포괄적 진술을 근거로 횟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공소사실 특정 문제가 쟁점이 되곤 한다”며 “범행 일시와 방법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공소기각이 일부 인정됐다고 해서 범행 자체의 위법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남은 범행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된 점을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동 대상 성범죄는 일반 범죄와 달리 공소시효에 특례가 적용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3세 미만 피해자를 상대로 한 강간·강제추행 등 특정 성범죄의 경우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 미성년 피해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성년에 달한 날부터 공소시효가 진행되는 특례가 있으며, 구체적인 시효 기간은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따라 법정형 상한에 따라 달라진다.

지승연 기자 news@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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