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 전남 여수에서 생후 4개월 영아가 부모의 학대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법원에 잇따라 제출되고 있다. 사건의 잔혹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에는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친모 A씨(30대)와 아동학대방임 혐의를 받는 친부 B씨에 대한 엄벌 탄원서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아기용 욕조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이를 막지 않았고 사건 이후 참고인의 진술을 번복시키기 위해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아동 학대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아이를 살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홈캠 영상을 주요 증거로 제출하며 지속적인 학대 정황을 제시했다.
영상에는 사건 발생 약 열흘 전부터 이어진 학대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잠든 아이의 얼굴을 밟고 지나가거나 발목을 잡아 침대에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고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자 욕설을 하며 폭행하는 장면도 여러 차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속에는 B씨가 A씨에게 해당 행동이 학대가 아니냐고 묻는 장면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에 대해 학대가 아니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다른 자녀 양육을 이유로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B씨가 아이가 숨진 당일 장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성매매를 하러 갔다고 주장하며 보석에 반대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사건 내용과 홈캠 영상 일부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되고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이달 4일부터 접수되기 시작한 엄벌 탄원서는 6일까지 사흘 만에 1780건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각지에서 탄원서가 접수되면서 법조계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탄원서에는 피고인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려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담겼다.
한 시민은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참담한 마음을 억누르며 글을 쓴다”며 “스스로를 지킬 힘도 도움을 요청할 방법도 없는 어린 생명이 가장 믿어야 할 보호자에게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범죄”라고 적었다.
이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아이를 위해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이 사건이 관대한 처벌로 끝난다면 우리 사회가 가장 약한 존재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방송을 보면서 분노가 치밀었다”, “어린 생명에게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탄원 서명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범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아동학대치사와 중상해 범죄의 법정형을 높이고 가중처벌 근거를 마련해 달라는 취지의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는 청원 시작 4일 만에 2만4032명이 동의했다. 해당 청원은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된다.
한편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학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A씨는 재판부에 40회가 넘는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오후 3시 30분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중법정에서 이 사건의 네 번째 공판을 열고 추가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