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가 면세점 간부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약 350만원 상당의 해외 골프 여행 비용을 대납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항공권 등이 제공된 시기는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던 기간과 일부 겹친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4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김인택 당시 창원지법 부장판사를 약식기소했다. 여행 비용을 대신 결제한 HDC신라면세점 팀장 황모씨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 부장판사는 2024년 10월 일본 골프 여행을 하면서 약 106만원 상당의 왕복 항공권을 황씨가 대신 결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2025년 2월 일본 골프 여행에서는 항공권과 숙박비 등 약 117만원을 제공받았고 같은 해 5월 중국 골프 여행에서는 항공권 약 124만원을 대납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 차례 여행 비용은 총 약 350만원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제8조는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한 회계연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을 넘으면 직무 관련성이 없어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검찰은 김 부장판사에게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고 황씨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약식기소는 정식 공판 없이 서면 심리로 벌금형 등을 선고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재학 판사는 지난 6일 검찰 구형대로 두 사람에게 벌금형 약식명령을 내렸다.
청탁금지법은 금품 수수 한도를 넘길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외 골프 여행 경비나 항공권 숙박비 등을 대신 결제받은 경우 벌금형과 수수액 추징이 선고된 사례도 적지 않다.
한편 김 부장판사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여행 당시 창원지법 형사4부 재판장으로 재직하며 명씨 사건을 심리하고 있었다. 다만 여행 비용 대납과 재판 업무 사이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판사는 약식기소 다음 날인 지난달 5일 명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명씨의 증거은닉교사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