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시사교양 프로그램 ‘읽다’가 이른바 ‘광주 의붓딸 살인사건’을 다시 조명했다. 방송에는 박경식 PD, 서동주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이 패널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친모 유모씨가 보낸 자필 편지가 공개됐다. 유씨는 해당 사건으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유씨는 편지에서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어떤 어미가 자기 딸을 노리개처럼 가지고 논 남자에게 딸을 죽이라고 시키겠습니까. 저는 그 사람과 단 한 번도 공모하거나 계획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하지도 않은 말과 행동으로 살인 공범이 됐다”며 “억울한 사실을 바로잡고 싶다”고 호소했다.
특이한 점은 동료 재소자들도 제작진과 박준영 변호사에게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다. 한 재소자는 “유씨는 사건 이야기를 하면 억울하다며 눈물만 흘렸다”고 적었다. 또 다른 재소자는 “자식도 지키지 못한 죄인이라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재소자는 “억울한 친구의 사정을 한 번만 더 살펴달라”고 호소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그동안 유씨에게서 꾸준히 편지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때는 ‘어떻게 엄마가 그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겠느냐’는 주장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사건 기록과 판결문을 함께 보지 않으면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억울한 사건이라면 공범이 진실을 밝히겠다는 편지를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런 정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2019년 4월 광주 한 저수지에서 중학생 A양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수사 결과 피해자는 의붓아버지 김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상태였다. 김씨는 경찰에 자수하며 “의붓딸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친모 유씨의 가담 정황이 드러났다. 법원은 김씨와 유씨 모두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사건 당일 피해자는 친모의 연락을 받고 집 밖으로 나왔다. 당시 피해자는 친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 혼자 밖으로 나온 것이다.
CCTV에는 친모가 피해자를 붙잡아 차량에 태우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피해자가 살아 있을 때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차량 안에서 피해자는 수면제가 섞인 음료를 건네받았다. 수면제는 친모 유씨가 처방받은 약이었다. 피해자가 음료를 마신 뒤 차량은 외진 장소로 이동했다.
이후 계부 김씨가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당시 차량에는 생후 13개월 된 아들도 함께 타고 있었다. 이 아이는 유씨와 김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유씨는 시신을 차량 트렁크로 옮기는 과정에도 가담했다. 이후 시신은 저수지에 유기됐다.
그러나 유씨는 편지에서 사건 당시 상황을 다르게 설명했다. 그는 “남편이 갑자기 딸을 공격했고 말리려 했지만 힘이 너무 세 막을 수 없었다”며 “어린 아기까지 위험해질까 두려워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남편이 시신을 옮기라고 강요해 어쩔 수 없이 도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표창원 소장은 편지 내용과 사건 기록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소장은 “사건의 출발점은 피해자를 집 밖으로 불러낸 것”이라며 “차에 태운 것도 엄마, 수면제를 처방받은 것도 엄마, 시신 유기 과정에 가담한 것도 엄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 역시 “발목을 잡아 트렁크에 넣는 행위는 명백한 시신 유기 가담”이라며 “강요가 있었다 하더라도 책임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는 판결문에 포함된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유씨는 큰딸에게 보낸 문자에서 피해자를 향해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재판부는 이 메시지를 살해 동기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로 판단했다.
표창원 소장은 “김씨는 피해자가 죽으면 가장 먼저 의심받는 위치에 있다”며 “반면 친모에게는 분노와 질투 같은 감정적 동기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해 의도를 가진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용해 범행을 실행하는 ‘차도 살인’ 구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사건 판결문은 1심 약 30쪽, 2심 약 20쪽 분량으로 객관적 증거가 상세히 정리돼 있다”며 “유씨가 편지에서 주장한 내용은 재판 과정에서도 이미 제기됐던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로펌 변호인들이 참여해 충분한 변론이 이뤄졌던 사건”이라며 “새로운 증거가 없는 이상 재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30년이라는 시간이 긴 형량”이라며 “남은 시간은 반성과 성찰 속에서 보내는 방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모씨가 더시사법률에 보내온 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