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4개월 영아 학대 사망…“엄벌 촉구” 시민 7만5000명 탄원서 제출

  • 등록 2026.03.12 10: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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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아동학대살해 혐의 구속기소
시민들 대규모 엄벌 탄원 나서

 

전남 여수에서 생후 4개월 된 영아가 부모의 장기간 학대로 숨진 사건과 관련해 시민들이 대규모 엄벌 탄원에 나섰다.

 

숨진 아기 해든이(가명)는 생후 133일 된 지난해 10월 22일 병원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사망했다. 당시 아기의 몸에서는 다수의 골절과 뇌출혈 등 심각한 손상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친모 A씨(30대)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친부 B씨를 아동학대 방임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수사기관은 A씨가 사건 발생 전 약 열흘 동안 아이를 반복적으로 학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이를 돌봐왔던 지인 C씨는 학대 정황이 그보다 더 이전부터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C씨는 “아이를 떠올리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며 “태어난 지 약 50일 무렵부터 이상한 상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기가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국민 엄벌 탄원서를 모으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까지 구글 폼 형식으로 C 씨에게 전해진 국민들의 '엄벌탄원서'는 7만 5026건. 각종 매체를 통해 해든이 사건을 접하고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서명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선고 전까지 탄원서를 계속 모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접수된 탄원서 4300여 건이 이미 재판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탄원서 제출이 실제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판사 출신 강창효 변호사는 “탄원서가 수만 건씩 모이면 재판부도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국민 법감정을 무겁게 볼 수밖에 없다”며 “판사 역시 사람인 만큼 이런 흐름이 양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C씨는 과거 상황을 떠올리며 학대를 의심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그는 “A씨가 아이를 재우겠다며 방으로 들어간 뒤 아이가 격하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며 “해든이 볼에 멍이 들어 있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이유를 묻자 ‘코를 세게 닦아줘서 그렇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C씨는 당시 임신 말기였음에도 아이를 여러 차례 돌봤다고 했다. 그는 “내가 옆에 있으면 아이에게 가해지는 행동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며 “부탁을 받아 보모처럼 아이를 돌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남편으로부터 ‘해든이를 학대한 홈캠 영상을 갖고 있다’는 협박을 들었다며 울면서 하소연한 적도 있다”며 “관련 사실을 수사기관에 모두 진술했다”고 밝혔다.

 

C씨는 “아동학대 사건에서 국민이 느끼는 분노와 실제 판결 결과 사이의 간극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이번 사건이 아동학대 범죄를 더 엄격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A씨와 B씨는 수사 과정에서 일부 학대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숨지게 할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사건 당시 “욕조에서 아이가 물에 빠졌다”며 119에 신고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아이 학대 장면이 담긴 홈캠 영상을 확보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영상에는 잠든 아이를 발로 밟거나 발목을 잡아 침대 위로 던지는 장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가 울자 욕설을 하며 폭행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B씨가 “이 정도면 학대 아니냐”고 묻자 A씨가 “학대가 아니다”고 답하는 대화도 확인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B씨는 다른 자녀 양육을 이유로 보석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사망 당일 장모에게 거짓말을 하고 성매매를 하러 갔다”고 주장하며 석방에 반대했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의 다음 공판은 오는 26일 오후 3시 30분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중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해선 기자 sun@tsisa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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