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조건만남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겨 논란이 된 A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 진정 접수 이후 관련 게시글을 뒤늦게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를 두고 징계 절차를 의식한 사후 대응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A변호사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다수의 여성들과 신체가 노출된 여성 계정 등에 “보내줘”, “따로 만날까”, “몸매 끝내주네요” 등의 메시지를 남기며 개인 카카오톡 아이디를 공개해 별도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아이디를 실제로 검색하면 A변호사의 계정이 나타났고, 그가 평소 특정 대학 출신인 것을 강조하며 온라인 카페를 직접 운영해 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그러나 A변호사는 본지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는 응하지 않다가 대한변협에 진정이 접수된 뒤 조건만남을 암시하는 글을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본지는 2일 A변호사에게 게시글 삭제 경위와 징계 회피 목적 여부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변호사의 조건만남 시도 행위와 관련해 진정을 접수받은 대한변협 정책팀은 “개인의 취향이나 사적 영역의 문제로 볼 여지가 있어 징계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검사나 판사와 같은 공직자가 아닌 변호사는 개인사업자적 지위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징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호사법 제24조는 ‘변호사는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91조는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손상행위를 징계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실제 판례에서도 변호사의 사생활이 징계 사유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 대법원은 배우자가 있는 변호사가 다른 여성과 장기간 동거하며 성관계를 이어간 행위를 ‘품위 손상’으로 판단해 징계를 유지했다(대법원 97두72).
서울행정법원 역시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그 사실 자체가 징계 사유 판단에서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판시했다(2017구합3731). 즉, 변호사가 공직자가 아니더라도 사회통념상 품위를 해치는 행위라면 징계가 가능하다는 취지다.
조건만남을 둘러싼 범죄는 현실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를 미끼로 접근한 뒤 협박이나 갈취로 이어지거나 장기간 성착취로 확장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사기나 몸캠피싱 등 사이버 범죄 역시 유사한 방식에서 출발한다.
특히 미성년자가 연루될 경우 사안은 더욱 중대해진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며 실제 성행위가 없더라도 유인이나 권유 정황만으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사생활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성범죄 전문 변호사는 “변호사라는 직역의 특성을 고려할 때 윤리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행위로, 법조 직역 전체의 신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SNS에서 개인 메신저 아이디를 공개하며 접촉을 유도하는 방식은 조건만남에서 사용되는 수법”이라며 “이를 법조인이 했다는 점에서 사안의 무게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대한변협의 진정 이후 게시글이 삭제된 점 역시 쟁점으로 남는다. 징계를 의식한 사후 대응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만큼 A변호사에 대해 대한변협의 엄정한 조사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