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45명 전원 유죄…법원 “공동책임 인정”

  • 등록 2026.04.21 16:14:47
크게보기

“각 팀 범행 상호 기여”…기능적 행위 지배 판단

 

캄보디아 범죄조직에서 활동하다 검거돼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들이 1심에서 무더기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 등으로 1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대규모 조직 범죄에 대해 법원이 엄중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효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로 구속 기소된 45명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형량은 징역 1년 8개월부터 최대 10년이다.

 

이들은 2024년 중순부터 지난해 7월까지 캄보디아 일명 ‘웬치’ 범죄단지에서 중국인 총책 ‘부건’을 중심으로 한 조직에 가담해 보이스피싱, 코인 투자 리딩 사기,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 등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국내 피해자는 110명, 피해 금액은 약 94억 원으로 파악됐다.

 

조직은 캄보디아 프놈펜과 태국 방콕 등을 거점으로 활동했다.

 

입출금과 데이터 관리를 담당하는 CS팀을 중심으로 로맨스스캠, 보이스피싱, 투자 사기 등 5개 팀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이 가운데 로맨스스캠 피해자 1명은 약 10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들은 총책이 마련한 숙소에서 2인 1조로 생활하며 단속을 피해 이동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현지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후 국내로 송환돼 재판에 넘겨졌다. 상당수는 지인 소개나 인터넷 광고를 통해 조직에 가담했으며 일부는 현지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범행에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들에게 징역 3년에서 25년을 구형했다. 특히 조직 내 팀장급 인물에게는 징역 25년과 벌금, 추징을 함께 요청했다.

 

기소된 53명 중 이날 선고를 받은 45명을 제외한 8명은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유죄를 선고받은 피고인 가운데 팀장급 인물에게는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피고인들은 최후 진술에서 혐의를 부인하거나 일부 인정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조직 범죄의 구조적 특성을 근거로 공동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각 팀이 개별적으로 범행을 수행했더라도 전체 조직 구조 속에서 상호 기능적으로 결합돼 범죄가 이뤄졌다”며 “여러 팀이 발생시킨 범죄수익을 재원으로 조직원들에게 숙식이 제공된 점을 고려하면 ‘상호 기능적 행위 지배’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한 팀의 범행이 다른 팀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CS팀이 전체 범죄 수행을 총괄하는 구조였고 조직원들은 기본급과 숙식을 제공받으며 역할을 수행했다”며 범죄단체로서의 실체를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이 범행을 주도하거나 지휘하는 위치는 아니었던 점을 참작했다. 그러면서도 “범행 수법이 조직적이고 치밀하며 피해 규모가 크고 사회적 해악이 중대하다”며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박보라 기자 booora@tsisalaw.com
Copyright @더시사법률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