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의 날이에요”…어린이날 광화문광장 가족 나들이객 북적

‘광화문 가족동행축제’ 개장 전부터 긴 줄…
시민 몰리며 행사 1시간 30분 앞당겨 시작

 

어린이날인 5일 서울 도심 곳곳은 이른 오전부터 가족 단위 시민들로 북적였다. 맑은 날씨 속에 나들이에 나선 아이들은 “오늘은 저의 날”이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시와 레고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2026 광화문 가족동행축제-렛츠플레이 광화문광장’ 행사장에는 개장 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11시 개장 예정이었지만 광장 중앙에서 세종대왕 동상 방향으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자 행사는 오전 9시 30분으로 앞당겨 시작됐다.

 

행사장 곳곳에는 체험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옥좌 포토존 앞에도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가족들이 몰렸다.

 

아이들이 옥좌에 앉아 세종대왕 흉내를 내자 부모들은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정모 씨(36)와 신모 씨(39) 부부는 초등학생 자녀 둘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

 

이들은 “어린이날이라 집에만 있기는 아쉬워 나왔다”며 “줄이 길어 고민했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레고 체험이 많아 기다릴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기다리는 시간도 재밌다”며 “아침부터 기대하고 왔다”고 웃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10살 딸과 함께 온 황모 씨(50)는 “야외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니 더 좋다”며 “오늘 하루만이 아니라 1년 내내 어린이날처럼 밝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입시 중심의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체험하고 놀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이런 공간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사는 이진호 씨(41)와 이은혜 씨(35) 부부도 네 살 아들과 함께 광화문을 찾았다. 이 씨는 “아침부터 아이가 설레는 모습을 보니 부모도 기분이 좋아졌다”며 “사람은 많지만 아이가 즐거워하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행사장 인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제12회 교보손글씨대회’도 열렸다. 어린이들은 책상 앞에 앉아 또박또박 글씨를 쓰며 자신만의 문장을 남겼다. 광화문광장 행사를 마친 가족들이 서점으로 이동해 어린이날 선물을 고르는 모습도 이어졌다.

 

전날 부산에서 올라와 1박 2일 일정을 보내고 있다는 배모 씨(45)는 “지방에서는 이런 대규모 행사를 접하기 쉽지 않아 서울까지 왔다”며 “아이에게 오래 기억에 남을 어린이날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 씨는 “항공료가 많이 올라 해외여행 대신 서울 나들이를 선택했다”며 “맞벌이 가정은 이런 행사에 참여할 기회도 많지 않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 도심은 하루 종일 아이들의 웃음으로 채워졌다. 긴 대기 줄과 붐비는 인파 속에서도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체험 부스를 돌았다.

 

시민들은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하루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