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작업 중 다쳐도 보상액은 내부 회의로 결정…인권위 “절차 개선”

위로금 심의에 외부 전문가 없이 결정

 

국가인권위원회가 교도소 작업 중 다치거나 숨진 수용자에게 지급되는 위로금·조위금 산정 절차를 개선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교정시설 내부 판단만으로 지급액이 정해지는 구조에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는 지난달 24일 법무부 장관에게 교도작업 중 발생한 부상·사망 수용자에 대한 위로금·조위금 지급액을 결정할 때 산업재해 분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도록 하고, 수용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하는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고 6일 밝혔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74조는 수형자가 작업 또는 직업훈련으로 부상·질병을 입어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한 경우 소장이 법무부 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위로금 또는 조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로금은 수형자 본인에게, 조위금은 상속인에게 지급된다.

 

위로금·조위금은 교도작업 특별회계 세출 항목으로 편성된다. 다만 구체적인 지급액 산정 방식과 감액 기준, 심의 절차는 법률에 직접 규정돼 있지 않고 법무부 내부 기준에 따라 운영되는 구조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 동안 전국 3개 교정시설을 방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작업 중 부상 또는 사망한 수용자에 대한 위로금·조위금 지급 절차에 객관성과 공정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한 교도소는 위로금 지급 여부와 액수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지만 참석자는 교도소장, 각 과장, 교감 등 교정시설 내부 직원들뿐이었다.

 

이들은 부상 수용자의 진술서, 참고인 진술서, 근무자 보고서, 후유장애 진단서 등을 검토한 뒤 수용자의 과실 여부와 작업 성실도, 기여도 등을 함께 고려해 위로금 지급액을 25% 감액했다.

 

인권위는 “지급액 감액 여부와 비율을 판단하면서 과실 정도뿐 아니라 성실도와 기여도 같은 요소까지 반영할 경우 판단 기준이 불명확해지고 주관적 평가가 개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가 전적으로 교정시설 내부 직원으로만 구성돼 있고 외부 전문가와 피해 당사자인 수용자의 참여 또는 의견 진술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며 “배상 결정 과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도작업 현장의 안전 실태도 함께 점검됐다.

 

인권위는 작업장별 안전설비와 안전장비 구비 현황, 수용자의 생활 여건, 안전교육 실시 여부, 작업 중 안전사고 발생 현황,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 등을 살폈다.

 

다만 안전과 인권 관련 항목에 대해서는 일부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 확인됐지만 다수 지적사항은 즉시 시정됐거나 개선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