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보호공단 허그일자리 사업…“출소자 자립이 재범 막는다”

단계별 '맞춤 취업지원' 체계 구축
최대 5000만원 창업자금 지원도

 

출소 후 사회로 돌아온 P씨에게 가장 큰 벽은 취업이었다.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구직 과정에서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한 그는 생활고와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한때 알코올에 의존했다. 다시 교도소를 오가는 생활도 반복했다.

 

그러던 중 P씨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허그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공단 상담을 통해 1종 대형면허를 활용한 특수차 운전원 진로를 설계했고 이후 화물운송종사자격과 위험물운송자격 등을 취득했다. 현재는 화물운송업체에서 트레일러 운전원으로 근무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P씨는 “새로운 기회를 준 공단에 보답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소자들의 사회 복귀 과정에서 가장 큰 장벽 가운데 하나는 안정적인 일자리다. 경력 단절과 사회적 편견,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면 재사회화는 더 어려워지고 생계 기반이 흔들릴 경우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고 재범 위험도 커질 수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허그일자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한 취업 알선을 넘어 취업 설계부터 직업훈련, 취업 연계,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12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공단은 보호대상자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지원해 재범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숙식 제공, 심리상담, 주거지원 등 기존 법무보호사업과도 연계해 취업 준비 단계부터 취업 이후 고용 유지까지 통합 지원하는 구조다.

 

참여 대상은 자립 의지가 확인된 만 15세 이상 69세 이하 출소예정자와 보호관찰 대상자다. 기관 추천 외에도 공단 지부와 지소를 통한 개별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초생활수급자,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참여자, 기존 취업자와 창업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상담부터 훈련·면접까지 지원


프로그램은 △취업설계 △직업능력개발 △취업성공 △사후관리 등 4단계로 운영된다.

 

참여자는 심층 상담과 직업심리검사 등을 거쳐 개인별 취업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참여수당도 지원되며, 출소예정자를 제외한 참여자는 최대 2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직업훈련 단계에서는 1인당 최대 30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한다. 교육비는 훈련생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공단이 직업훈련기관이 제출한 증빙서류를 검토한 뒤 해당 기관에 비용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훈련 기간에는 월 최대 28만4000원의 훈련참여수당과 11만6000원의 훈련장려금도 제공된다.

 

취업 연계 과정에서는 ‘동행면접’ 제도도 운영된다. 공단 담당자가 사전에 구인업체와 면접 일정을 조율하고, 면접 당일에는 대상자에게 모의면접과 준비사항 등을 안내한 뒤 현장에 동행하는 방식이다.

 

구직 활동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공단은 면접 참여자에게 회당 2만~5만원의 면접참여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개인 면접과 동행면접 구분 없이 최대 6회까지 지원한다.

 

취업에 성공한 참여자에게는 근속 기간에 따라 취업성공수당도 지급된다. 고용보험 가입자를 기준으로 12개월 이상 근속하면 최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공단은 취업 이후에도 직장 적응과 고용 유지를 위한 사후관리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창업 임차보증금 최대 5000만원


창업 지원 사업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자립 의지가 확고하고 관련 자격증이나 숙련 기술을 갖춘 대상자에게는 창업 임차보증금을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연이율은 2.5%, 지원 기간은 최대 6년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경영 컨설팅과 연계해 창업 역량 강화도 돕고 있다.

 

지원 대상자는 서류심사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창업지원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된다. 창업 이후에는 관할 지부의 현장 방문과 멘토링, 본부 차원의 모니터링 등을 통해 사업 운영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허그일자리 프로그램 참여자는 8468명으로 목표 대비 99.6%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수료자 취업률은 82.7%, 3개월 이상 취업 유지율은 86%로 집계됐다. 정부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평가에서도 4년 연속 ‘양호’ 등급을 받았다.

 

다만 참여 종료 사유에 따라 재참여 제한 기간은 차등 적용된다. 프로그램 종료일 기준으로 취업자는 1년, 기간 만료자는 1년 6개월, 중도 탈락자는 2년의 유예기간이 지나야 다시 참여할 수 있다. 부정수급이 확인될 경우 지원금 환수 조치도 이뤄진다.


‘전과자 취업 지원’ 부정 시각도


출소자 지원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피해자들이 피해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전과자에게 취업수당과 훈련비를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일부 강력범죄 전력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 법감정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정적 여론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출소자 취업 지원을 사회 안전망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출소자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경제적 빈곤과 고립 상태에 놓이면 다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취업 지원을 단순한 개인 지원이 아니라 재범 예방과 사회 안전을 위한 제도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공단 관계자는 “출소자들이 단순히 취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자립 기반 마련과 재범 예방을 위해 지원 체계를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