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살인범 SNS 유출에 ‘훈남이다’...피해자 2차 가해·신상공개 제도 왜곡 우려

공식 공개 전 사진·이름 확산
커뮤니티서 일부 네티즌 얼굴 품평
신상공개 제도 취지 왜곡 우려도

 

광주에서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장모씨(24)의 신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외모 소비 논란이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범죄자 매력화’ 행태가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 2차 가해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SNS에 장씨 얼굴과 이름 등 신상정보가 담긴 글이 SNS 등에 수차례 게시됐다. 장씨의 SNS 프로필사진과 청소년 시절 졸업사진은 다수 커뮤니티로 퍼졌다.

 

문제는 일부 누리꾼들이 범행과 무관한 장씨의 외모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게시물에는 “훈남이다”, “잘생겼다”, “멀쩡하게 생겨서 사람을 왜 죽이냐”는 등 외모를 평가하거나 흥미의 대상으로 삼는 댓글이 달렸다.

 

이를 비판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살인자 인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어이없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런 신상 공개는 경찰이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적 신상 유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비슷한 논란은 최근 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 때도 불거졌다. 남성들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김소영(20)의 SNS 사진이 유출되자 온라인에서는 “예쁘니까 무죄다”, “감형해 주자”, “나라도 따라갔을 것” 등 노골적인 외모 품평과 가해자 옹호성 반응이 이어졌다.

 

김소영의 머그샷 공개 뒤에는 SNS 사진과의 차이가 크다며 ‘사진 보정 여부’를 둘러싼 논쟁까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대범죄 범죄자의 외모 소비 행태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의 두 번째 피해자 A씨 유족의 변호인은 “일부 네티즌들은 피의자 사진이 공개되자 외모를 칭찬하고 ‘예쁘니까 무죄’라는 식의 댓글을 달고 있다”며 “피해자 비방이나 가해자 옹호·희화화는 온라인 2차 가해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또 피의자 신상을 사적으로 공개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정보가 노출될 우려도 있다. 지난 2024년 ‘의대생 살인 사건’의 경우 범인 최모씨(25)의 신상이 한 사이트를 통해 알려지며 고인이 된 피해 여성의 신상까지 무분별하게 유포됐다.

 

이후 피해자 SNS에도 비방 댓글이 달리며 가족을 잃은 유족은 또 다른 아픔을 겪어야 했다. 피해자의 언니는 직접 글을 올리며 “동생에 관한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범인 신상을 사적으로 유포하고, 얼굴을 조롱하거나 찬양하며 호기심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행위는 범죄 희화화”라며 “공공 안전 확보, 재범 방지, 알권리 충족이라는 기존 신상공개 제도의 본질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유족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씨는 지난 5일 오전 12시 11분 광주 광산구 도로변에서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하고 다가온 남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장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아래 구속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