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구치소에서 동료 수감자를 지속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재소자들의 공판에서 피해자가 사망 전 극심한 폭행을 당했다는 동료 재소자의 증언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나원식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B씨, C씨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을 열었다.
이들은 모두 20대 재소자로, 지난해 부산구치소에서 같은 방에 수용돼 있던 D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 등이 지난해 8월 중순부터 9월 7일까지 D씨를 여러 차례 때리거나 목을 조르는 방식으로 폭행했다고 보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7일 오후에는 D씨가 계속된 폭행으로 쇠약해진 상태라는 점을 알면서도 눈을 가리고 몸을 붙잡아 저항하지 못하게 한 뒤 약 20분 동안 복부 등을 반복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법정에는 사건 당시 같은 공간에 있었던 동료 재소자 E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E씨는 피고인들이 D씨를 상대로 일상적인 폭행을 반복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부채 손잡이로 머리를 찧거나 책상으로 발톱을 찍고 뒤통수를 때렸다”며 “D씨를 샌드백처럼 세워 놓고 하이킥을 하거나 복부와 목, 머리를 가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칠성파 조직원인 A씨가 킥복싱을 배운 B씨에게 ‘백초크’를 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다”며 “B씨가 D씨에게 백초크를 걸었고 D씨가 기절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피고인 C씨의 폭행 정황도 언급됐다. E씨는 C씨가 “울대를 때려야 정신을 차린다”는 취지로 말하며 D씨의 목 부위를 가격했다고 진술했다. D씨가 비명을 지르지 않자 피고인들이 그를 ‘인간 병기’라고 부르며 조롱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E씨는 “D씨는 숨지기 며칠 전부터 목이 부어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며 “열이 나는 것 같다며 의무실에 가고 싶다고 했지만 A씨가 이를 막고 폭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D씨 사망 당일에도 곧바로 비상벨을 누르지 않고 폭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말을 맞추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씨는 폭행의 이유에 대해 “D씨의 위생 문제와 자주 졸았다는 점 등이었다”고 진술했다.
피고인들은 앞서 지난 3월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다퉜다.
A씨 측은 폭행을 주도했다는 점과 피해자가 쓰러진 경위, 사건을 숨기기로 공모했다는 부분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들에게 살인의 고의, 특히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는지다.
형법상 사람의 신체를 상해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상해치사죄가 문제된다. 다만 폭행 또는 상해 과정에서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고 볼 수 있으면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가 적용될 수 있다.
피해자가 사망 며칠 전부터 목이 부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의무실 진료를 원했다는 증언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위중한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정황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다음 공판은 다음 달 8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