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형사 사건을 덮기 위해 경찰관에게 현금이 든 상자를 보낸 8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 직원들이 돈을 갚지 않았다는 취지로 고소하면서 허위 차용증까지 만들어낸 혐의도 함께 인정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나원식)는 무고, 뇌물공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만원권 1000장을 몰수하고 12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8일 자신의 형사 사건을 무마하려는 목적으로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B경찰관에게 현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택시기사를 통해 1만원권 1000장이 들어 있는 상자와 12만원 상당의 과일 상자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은 A씨가 과거 자신이 운영하던 업소에서 일했던 전 직원들을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2003년께 자신의 업소에서 근무했던 C씨와 D씨에게 각각 돈을 빌려준 것처럼 차용증을 꾸며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2700만원을 빌려주면 3개월 뒤 원금을 갚고 월 3부 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임의로 작성했다.
이후 C씨와 D씨의 서명과 지문이 찍힌 부분을 잘라 허위 차용증에 붙이고 임의로 만든 도장까지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5월 28일 경남 마산동부경찰서에 C씨와 D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이 차용증을 제출했다. 이후 B경찰관으로부터 무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요구를 받게 되자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현금 상자 등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혐의를 부인했다. A씨 측은 “차용증을 위조한 사실이 없고 C씨와 D씨가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사기죄로 고소한 것”이라며 “허위 채권을 꾸며 형사처벌을 받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들을 사기죄로 고소하면서 신고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사기죄로 고소하면서 신고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고 행사해 비난 가능성이 높고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경찰관에게 현금을 전달하려 한 행위에 대해서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뇌물공여죄는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형법상 무고죄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허위 사실을 신고하면 성립한다. 실제 상대방이 기소되거나 처벌받지 않았더라도 허위 신고로 형사사법 절차가 개시될 위험이 발생하면 죄가 인정될 수 있다.
사문서위조죄는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조하거나 변조할 때 성립한다. 허위 차용증을 만들어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면 사문서위조뿐 아니라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도 함께 문제될 수 있다.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약속하거나 제공하면 성립한다. 뇌물이 반드시 공무원에게 직접 전달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3자를 통해 제공하려 한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뇌물 또는 뇌물로 제공하려 한 금품은 필요적으로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을 때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80대 고령인 점, 피해자들이 실제 기소되거나 형사처벌을 받는 결과까지 이어지지 않은 점, 같은 종류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