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안전사고나 돌발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근무가 끝난 뒤에도 긴장을 쉽게 풀지 못합니다. 현장에서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충격적인 사건·사고 현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제복공무원들의 정신건강 악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교정공무원의 우울증·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료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과 PTSD 등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 진료를 받은 교정공무원은 532명으로 집계됐다. 직종별로는 경찰이 2058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방 1225명, 해양경찰 221명 순이었다. 모든 직종에서 진료 인원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진료비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의료기관이 보험공단에 청구한 진료비 명세서 가운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를 거쳐 지급된 급여비는 지난해 17억8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7억원과 비교해 약 155% 증가한 규모다.
지급 급여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질환은 우울증으로 전체의 약 90%인 16억원에 달했다.
교정 현장은 업무 특성상 긴장도가 높은 대표적인 폐쇄형 근무 환경으로 꼽힌다. 교정공무원들은 수용동 내 안전사고와 돌발 상황, 수용자 간 충돌 등에 상시 대응해야 해 반복적인 긴장 상황 속에서 심리적 피로가 누적되기 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정신질환 수용자 증가와 교정시설 과밀 문제가 맞물리며 현장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교정공무원의 정신건강 악화는 각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의 약 20%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수면장애와 번아웃, 우울, 불안, 단절감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
자살 계획 경험률은 일반 성인보다 약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약 1.6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제복공무원은 총 236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교정공무원은 17명이었다.
전문가들은 반복적인 긴장 상황과 감정 소진, 폐쇄적 조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정신적 외상이 누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민원 갈등과 업무 과부하 등 직무 스트레스가 가정 문제와 겹치며 우울증을 심화시킨다”며 “고통을 드러내기 어려운 폐쇄적 조직 문화가 비극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교정공무원들의 정신건강 악화 우려가 커지자 법무부는 지난 4월부터 교정공무원 대상 ‘마음건강검진’ 제도를 도입했다. 교정시설 내 폭행·소란·사고 등 위험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교정공무원의 정신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심리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4교대 근무 체계 등으로 심리 상담 프로그램 참여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정공무원들은 정신건강 관리 제도 확대와 함께 인력 충원, 근무 환경 개선, 악성 고소 대응 체계 마련 등 구조적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