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본안 심리 3건 모두 대형 로펌 관여…“국민 권리구제 취지 퇴색” 우려

2건 법원 해석 기본권 침해 주장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재판소원 사건 2건이 추가 회부되면서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본안 심리에 들어간 사건은 모두 3건으로 늘었다.

 

다만 현재까지 심리가 결정된 사건 3건 모두 대형 로펌이 대리하거나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가 청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 기본권 구제’라는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전날 재판소원 사건 2건을 전원재판부에 추가 회부했다. 지난 11일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 651건 가운데 전원재판부 심리에 넘겨진 사건은 총 3건이다.

 

현재까지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3건은 모두 대형 로펌이 관여한 사건으로 파악됐다. 첫 번째로 심의를 통과한 ‘녹십자 과징금 사건’은 법무법인 율촌이 대리했다. 전날 회부된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 사건’은 법무법인 광장이 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압수수색 사건’의 경우 청구인인 김영수 변호사가 법무법인 대륜 소속이다.

 

율촌과 광장은 이른바 ‘빅5’ 로펌으로 분류된다. 대륜 역시 지난해 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매출 9위 로펌으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재판소원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재판으로 기본권을 침해받은 국민에게 마지막 권리구제 수단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실제 본안 심리에 오른 사건이 대형 로펌 중심으로 형성될 경우 일반 국민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로펌 선임에는 상당한 비용 부담이 따른다. 변호사 수임료는 사건 난이도와 투입 인력, 예상 소요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전문가 비용으로 여겨져 공개된 기준만으로는 산정하기 어렵다.

 

통상 의뢰인은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 대략적인 비용을 파악할 수 있다.

 

서초동 법률시장에서는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해 이른바 ‘330만원·550만원·770만원’ 수준의 수임료가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는 주로 중소 로펌이나 개인 변호사 사건에서 통용되는 금액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로펌이나 전관 변호사의 경우 착수금과 시간당 보수가 이보다 훨씬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한 개업 변호사는 “전관이나 대형 로펌 변호사들은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 방송에 출연한 ‘빅5’ 로펌 소속 변호사는 자신의 수임료에 대해 “시간당 한 장, 100만원에서 한 장 반 정도였고 최근에는 더 올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형 로펌 수임료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팀 단위 대응 방식이다. 대형 로펌은 사건 성격에 따라 여러 분야의 변호사를 투입해 팀을 구성한다. 사건 규모에 따라 수명에서 수십명까지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또 대형 로펌은 통상 실제 투입 시간에 따라 비용을 산정하는 ‘타임차지’ 방식을 활용한다. 사건이 장기화하거나 쟁점이 복잡할수록 변호사별 투입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총 비용도 증가하는 구조다. 특히 팀 단위로 사건을 수행할 경우 비용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대형 로펌은 재판소원 제도 시행에 맞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소원이 헌법적 쟁점과 기존 재판 기록 분석을 동시에 요구하는 만큼, 법률시장에서도 새로운 사건 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재판소원은 원래 일반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현재까지 본안에 회부된 사건들을 보면 정교한 헌법 논리를 구성할 수 있는 대형 로펌이나 법률 전문가 중심으로 작동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소원은 사실상 마지막 구제 절차인 만큼 청구인들이 전문성을 갖춘 대형 로펌을 찾으려는 경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재판소원 청구 전략이 대형 로펌 중심으로 굳어질 경우 일반 국민의 접근성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