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 절반 가까이 다시 교도소로…재복역률 46.8%

성폭력·사기보다 높은 수치…“처벌만으로는 한계”
생활형 범죄 환경 확산에 출소자 지원 체계 필요

 

절도 범죄의 재복역률이 주요 범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직과 주거 불안, 중독 문제, 무인점포 확산 등 생활형 범죄를 부추기는 환경이 겹치면서 처벌 이후에도 다시 범행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법무부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죄명별 재복역률은 절도가 46.8%로 집계됐다. 살인 6.7%, 강도 20.4%, 성폭력 15.9%, 사기·횡령 15.0%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재복역률은 출소자가 다시 범죄를 저질러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비율을 말한다. 절도는 강력범죄보다 범행의 진입 장벽이 낮고 생활고나 충동조절 문제와 결합되기 쉬워 반복 범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최근 절도죄 등으로 여러 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출소 사흘 만에 다시 남의 차량에서 금품을 훔치고 신용카드를 사용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김범진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점유이탈물횡령, 사기, 사기미수, 컴퓨터등사용사기 및 미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55)에게 지난 7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5년 3월 상습절도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2016년 11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죄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20년 2월에도 같은 죄 등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2024년 3월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죄 등으로 다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마지막 형 집행을 마친 직후에도 범행은 반복됐다. 이씨는 출소한 지 불과 사흘 만인 지난해 12월 말 서울 은평구의 한 주차장에서 남의 승용차 문을 열고 신용카드 등이 들어 있는 카드지갑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훔친 신용카드를 식당과 무인 결제 단말기 등에서 약 한 달 동안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털이에서 시작된 범행은 카드 부정사용과 사기,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이어졌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범행은 차량에서 물건을 훔친 뒤 절취한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이라며 “과거 처벌받은 범행과도 수법이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차례 처벌에도 개전의 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범행으로 취한 이익이 많지는 않지만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절도 재복역률이 높은 배경에는 범행의 낮은 진입 장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절도는 별도의 도구나 치밀한 계획 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차량 안 물품, 분실 카드, 무인점포 상품, 택배 물품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도 많다.

 

최근에는 무인점포와 키오스크 결제 확산도 새로운 변수로 지목된다.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소액 물품을 훔치거나 분실·절취한 카드를 사용하는 범행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절도 재범을 줄이기 위해서는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출소 직후 임시주거, 긴급생계, 취업지원, 중독 치료가 함께 이어져야 재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반복 피해 장소에 대한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인점포와 주차장 등에서는 CCTV 사각지대 해소, 조도 개선, 출입 관리 강화, 이상 결제 탐지 같은 예방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절도는 피해 금액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가볍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높은 재복역률은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출소 이후 생활 기반과 재범 차단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숙식 제공, 긴급지원, 취업지원, 심리상담 등 보호복지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출소 직후 며칠과 몇 주가 재범을 막는 데 중요한 시기인 만큼 주거와 생계, 치료와 상담이 끊기지 않도록 형사정책과 복지 지원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