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죽이자” SNS 글에 민주당 수사의뢰…협박·살인예비·선거방해 쟁점

민주당 “SNS 단체방서 테러 모의 제보 접수”
정청래 “사람 죽이는 정치 아닌 살리는 정치 해야”
법조계 “표현 내용·구체성·실행 준비 여부가 관건”

 

더불어민주당이 정청래 대표를 겨냥한 테러 모의 정황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오후 4시 50분께 서울경찰청에 ‘당대표 대상 암살 모의 및 위해 협박성 게시글’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접수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나흘 앞둔 상황에서 ‘정청래를 죽이자’, ‘정청래 암살단 모집’ 등 실체를 알 수 없는 SNS 단체방에서 집단적인 테러 모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됐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경찰에 신속한 수사와 철저한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며 “테러뿐 아니라 테러 모의만으로도 중대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글은 단순한 정치적 비난이나 과격한 표현을 넘어 특정 정치인에 대한 신체 위해 암시로 볼 수 있다”며 “정 대표의 행보를 위축시키는 것 자체가 심각한 정치적 폭력이자 선거운동 방해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에 대한 테러 모의 의혹과 관련해 배후를 포함한 신속한 수사 절차 개시를 촉구한다”며 “우리 정치와 민주주의를 또 한 번 크게 후퇴시키는 불행한 일이 결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온라인 단체방에서 관련 내용이 오갔다는 제보를 받았고 근거가 확실하다고 판단해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지역 당원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어 실제 당사자가 어느 지역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며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정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참담하다. 사람을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더 조심하며 더 낮게 더 열심히 뛰겠다”고 적었다.

 

정 대표는 같은 날 전북 익산 나바위성당 주일미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쉽게 하는 말로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이렇게까지 사람을 죽여야 할 만큼 그런 증오심이 과연 어디서 비롯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테러는 일어나선 안 되지만 모집하고 가입 신청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중대한 범죄”라며 “나쁜 마음으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려 계획하고 모의한 분들이 있다면 수사당국에 자수해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선처를 호소해달라”고 했다.

 

정 대표는 “진정으로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제가 수사당국에 개인적으로 선처를 부탁드릴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사건의 쟁점은 온라인 단체방에 올라온 글이 형법상 협박에 해당하는지, 실제 실행 준비나 공모 정황이 확인될 경우 살인예비·음모죄까지 문제될 수 있는지, 선거 국면에서 특정 정치인의 활동을 위축시키려 한 행위로 평가될 경우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다.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면 성립할 수 있다.

 

반드시 피해자가 실제로 공포심을 느꼈는지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표현의 내용과 구체성, 반복성, 게시 경위, 피해자에게 전달됐는지, 당시 사회적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죽이자”거나 “암살단을 모집한다”는 표현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생명·신체 위해의 고지로 볼 여지가 있다. 단순한 욕설이나 감정적 비난과는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살인예비·음모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과격한 말을 주고받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흉기나 도구를 준비했는지, 장소와 시간을 특정했는지, 역할 분담이나 연락 체계가 있었는지, 실제 실행을 향한 외부적 준비행위가 있었는지가 중요하게 판단된다.

 

여러 명이 단체방에서 말을 주고받았더라도 구체적 실행 계획 없이 의견을 교환한 수준이라면 살인예비·음모로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대상과 방법이 구체화되고 실행 준비까지 나아갔다면 적용 죄명은 훨씬 무거워질 수 있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도 별도의 쟁점이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와 관련해 후보자나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폭행·협박하는 행위를 선거의 자유 방해로 처벌한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 지원 활동에 나선 상황에서 살해 위협성 글이 실제로 선거운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나 효과를 가졌다고 판단되면 형법상 협박과 별개로 공직선거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다.

 

특히 선거 국면에서 정치인의 이동과 유세, 후보 지원 활동을 위축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했다면 개인에 대한 협박을 넘어 선거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볼 여지도 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온라인 단체방에 올린 글이라도 특정 정치인을 지목해 살해를 암시하거나 모집을 언급했다면 형법상 협박죄가 문제될 수 있다”며 “피해자나 그 측근에게 내용이 전달됐는지, 표현이 어느 정도 구체적이었는지, 반복적으로 게시됐는지 등이 수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살인예비·음모죄는 단순한 과격 발언만으로 곧바로 인정되기는 어렵고 흉기 준비, 실행 장소와 시간 특정, 역할 분담 같은 구체적 준비행위나 합의가 확인돼야 한다”며 “선거운동 기간을 앞두고 정치인의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성격이 인정된다면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죄 적용도 함께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