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대포통장 모집책 등으로 활동하며 수십억 원대 피해 범행에 가담한 4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5단독 서지원 판사는 지난 7일 범죄단체가입·활동, 사기, 사기미수,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41)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한국 총책 배모씨의 권유를 받아 2017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 A와 B에 순차적으로 가입해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두 조직은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한 문자를 대량 발송한 뒤 범행에 사용할 통장을 확보하거나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김씨는 계좌 명의자들을 속여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넘겨받는 역할을 맡았다. 전화 상담원 역할을 한 조직원들과 공모해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을 받아내는 범행에도 가담했다.
조직원들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인 뒤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입금받았다.
일부 범행에서는 수사기관을 사칭해 “당신 명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 무죄를 입증하려면 금융당국 직원에게 돈을 입금해야 한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씨가 2017년 8월부터 2018년 9월까지 207회에 걸쳐 약 16억 원을 편취하거나 미수에 그친 범행에 가담했다고 봤다. 또 2018년 8월부터 2019년 4월까지 161회에 걸쳐 약 23억 원 상당을 편취하거나 미수에 그친 범행에도 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된 데에는 단순한 일회성 가담이 아니라 범죄단체에 가입해 장기간 반복적으로 활동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보이스피싱 사건에서 대포통장 모집이나 접근매체 확보는 피해금을 입금받고 인출하는 데 필요한 기반 역할을 한다. 법원은 이 같은 역할을 단순 보조행위로만 보지 않는다.
조직 전체 범행이 실제 피해로 이어지게 하는 중요한 기능을 맡았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김씨의 범행 기간은 2년이 넘고 피해 규모도 수십억 원에 달했다. 범행 횟수 역시 수백 회에 이른다. 사기죄뿐 아니라 범죄단체가입·활동,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위반, 사기미수 혐의까지 함께 인정되면서 처벌 범위도 넓어졌다.
재판부도 이 같은 사정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뿐 아니라 해외에 근거지를 두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돼 소탕하기 어렵다”며 “현재도 심각한 사회문제이므로 가담자들을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위와 역할, 범행 기간 등에 비춰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범죄단체 안에서 일정 수준의 감시와 통제를 받았고 탈퇴가 쉽지만은 않았던 사정도 함께 고려했다.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김씨가 실제 취득한 수익이 크지 않은 점도 유리한 정상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