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불법 촬영물·딥페이크, 시행 후 계속 보관했다면 처벌 가능”

시행 전 저장분은 소급처벌 불가…
시행 후 보관 구간만 처벌 가능

 

처벌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불법 촬영물이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저장했더라도 시행 이후까지 계속 보관했다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 촬영물 113개를 휴대전화에 저장한 뒤 수사기관에 압수될 때까지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학 동기의 얼굴 사진 등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 195개를 제작·저장한 뒤 계속 보관한 혐의도 받았다.

 

쟁점은 불법 촬영물과 허위영상물의 ‘소지·저장’ 처벌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파일을 저장한 경우에도 시행 이후까지 계속 보관했다면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 처벌 규정은 2020년 5월 19일 시행됐다.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 처벌 규정은 2024년 10월 16일 시행됐다.

 

원심은 A씨의 일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불법 촬영물과 허위영상물 소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가 처벌 규정 시행 전에 파일을 저장한 뒤 시행 이후 이를 계속 소지하기 위한 별도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소지란 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을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라며 “소지죄는 소지를 개시한 때부터 종료한 때까지 하나의 죄로 평가되는 계속범”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속범의 실행행위가 처벌 법규 시행 전에 개시돼 그 시행 이후까지 계속된 경우에는 처벌 법규 시행 이후의 행위 부분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시행 이후 처벌을 위해 재다운로드나 재저장 등 별도의 추가 행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파일을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그 지배관계를 계속 유지했다면 시행 이후의 소지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된다는 취지다.

 

다만 처벌 규정 시행 전의 소지 행위까지 소급해 처벌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법원은 “A씨가 불법 촬영물과 허위영상물을 휴대전화 등에 저장한 뒤 각 처벌 규정 시행일 이후에도 계속 보관하다 2024년 12월 16일 압수당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불법 촬영물 소지 혐의 중 2020년 5월 19일부터 2024년 12월 16일까지의 행위, 허위영상물 소지 혐의 중 2024년 10월 16일부터 2024년 12월 16일까지의 행위는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시행 이후 별도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무죄로 판단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봤다.

 

또 해당 무죄 부분이 다른 유죄 부분과 함께 형을 정해야 하는 관계에 있다며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