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국제전화와 문자메시지 발신번호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처럼 위장한 불법 중계소 운영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인천 서구 가정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포폰과 유심칩, 와이파이 공유기 등을 갖춰놓고 보이스피싱 중계소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전달받은 휴대전화에 국내에서 개통된 유심칩을 넣고,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국내 휴대전화 번호인 ‘010’으로 표시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은 이른바 불법 중계소 운영 범행으로 분류된다. 해외 발신 전화나 문자를 국내 휴대전화 번호처럼 보이게 해 피해자의 의심을 낮추는 수법이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국제전화가 아닌 국내 번호로 표시되기 때문에 보이스피싱 여부를 즉시 알아차리기 어렵다.
전기통신사업법은 다른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목적 등으로 전화나 문자메시지 발신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영리 목적으로 이 같은 발신번호 변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A씨 등이 운영한 중계 장비를 통해 위장된 번호가 실제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A씨 등은 텔레그램에 올라온 ‘고수익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 받은 착수금은 약 250만원으로 파악됐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A씨 등이 전달받은 휴대전화에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한 뒤 원격으로 장비에 접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전화와 문자 발신을 조작하고 범행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15일 오후 6시쯤 관련 112 신고를 받고 해당 숙박업소로 출동해 A씨 등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대포폰 105대와 유심칩 356개, 와이파이 공유기 4대가 압수됐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보이스피싱 조직 상선과 공범들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해외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불법 행위를 지시하거나 방조한 조직 상선까지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