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찰관 600여명이 휴게시간에도 사실상 출동 대기 상태에 있었다며 정부를 상대로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전·현직 경찰관 606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근무수당 등 청구 소송에서 지난 14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들은 2024년 8월 “형식상 휴게시간으로 지정된 시간에도 실제로는 언제든 출동할 수 있도록 대기해야 했다”며 미지급 초과근무수당을 청구했다.
경찰관들은 휴게시간 중 실제 출동이 발생하면 사후 결재를 거쳐 초과근무수당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실제 출동이 없더라도 대기 상태 자체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인 근무시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특공대와 해안경비대 등에 소속된 경찰관들은 24시간 상시 출동 태세를 유지해야 했고, 휴게시간에도 자유로운 휴식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휴게시간 중 대기시간도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그 정도의 구체적 사정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기시간이라도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었다면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원고들의 휴게시간 중 실질적 휴식을 방해할 만한 상급자의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실제 출동 등으로 수당이 지급된 시간 외에 식사·수면시간 등 당연히 공제돼야 할 시간까지 모두 근무시간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인력 부족으로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은 소속 관서의 조직과 근무 형태 등에 관한 막연하고 일반적인 사정에 불과하다”며 “각 소속 관서와 담당 업무의 내용, 구체적 업무 방식, 상급자의 간섭 여부 등을 확인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휴게시간 중 ‘사실상 대기’가 초과근무수당 지급 대상인 근무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였다.
법원은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으로 평가되려면 단순히 출동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자유로운 이용이 제한됐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증명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은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은 근무명령이나 승인, 실제 근무시간의 특정이 전제되는 구조다.
따라서 “항상 대기했다”거나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일반적 주장만으로는 지급 대상 시간이 확정되기 어렵다.
법원은 휴게시간 중 호출이나 통제, 즉시 대응 의무, 대기장소 이탈 제한, 상급자의 간섭 정도, 실제 업무 처리 내역 등이 객관적 자료로 특정돼야 한다고 본 셈이다.
경찰관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소송을 이끈 경찰 ‘시간외수당 소송위원회’의 음영배 위원장은 “항소심에서는 총기 입출고 시간 등 구체적 증거를 제출해 다시 다퉈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