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상담하던 경찰관이 1억대 사기…“신고 막으려 100차례 스토킹”

“극비 함정수사 하겠다” 속여 돈 요구
“신고하지 못하게 하려 반복 연락”…

 

범죄 피해 상담 과정에서 알게 된 피해자를 다시 범죄 대상으로 삼아 1억 원이 넘는 돈을 가로채고, 신고를 막기 위해 100차례 넘게 연락한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강애란)는 업무상횡령, 사기,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A 경장(30)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A 경장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 경장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같은 해 5월 16일까지 피해자 B씨를 속여 49차례에 걸쳐 1억1876만 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은 A 경장이 대학교에서 외국인 유학생 범죄 예방 관련 업무를 하던 중 B씨를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B씨는 지인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었지만, 자신도 방조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112 신고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A 경장은 이 같은 불안감을 이용해 B씨에게 “극비리에 함정수사를 진행해 보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법 도박으로 큰 빚을 진 상태였고, 피해자에게 받은 돈 대부분을 도박 자금이나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도록 반복적으로 연락하거나 찾아간 정황도 드러났다. A 경장은 피해자에게 100차례 넘게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른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A 경장의 죄질을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현직 경찰관으로 재직하던 중 그 지위를 이용하거나 악질적인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지속해서 속여 거금을 편취했다”며 “가로챈 돈 대부분을 도박 자금이나 개인 채무 돌려막기에 사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항소심은 A 경장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가 제출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일부 낮췄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한 사정 등을 종합해 형을 다시 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