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공 넘어간 ‘탱크데이’ 사태…휴대전화 압수수색 이뤄질까

핵심 실무진, 휴대전화 제출 거부
전자정보 압수도 '선별 원칙' 적용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지만 핵심 실무진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건은 경찰 수사로 넘어갔다.

 

자체 조사에서도 고의성 규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해당 마케팅이 의도적으로 기획됐다는 명확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마케팅을 담당한 커머스팀 직원 3명이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개인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고, 사내 메신저 대화 기록 역시 서버 보관 기간이 지나 삭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결재라인 전반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노트북 포렌식과 교차 검증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기획 단계에 참여한 실무진의 개인 기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조사에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가 지난 18일 진행한 텀블러 프로모션 과정에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일부 시민단체와 관련 단체들은 해당 표현이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했다며 형사 고발에 나섰다.

 

현재 정 회장과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모욕 혐의 등으로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서울과 광주에 각각 접수된 고발 사건을 병합해 고발인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현 단계에서 압수수색이 즉각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한 직원들이 아직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또는 제3자에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상 제3자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은 해당 기기 안에 사건 관련 자료가 존재한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소명돼야 한다. 단순한 의혹만으로는 영장 발부가 쉽지 않고, 압수 필요성과 범죄 연관성 역시 인정돼야 한다는 게 법조계 설명이다.

 

또 실제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특정 기간의 메신저 대화, 이메일, 파일 또는 특정 키워드 검색 등 이른바 ‘범위 제한형 포렌식’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도 휴대전화 등 정보저장매체에는 사건과 무관한 사생활 정보가 광범위하게 담겨 있는 만큼 수사기관이 필요한 범위 안에서만 선별적으로 압수·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대법원 선고 2016도348).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되려면 해당 휴대전화 안에 마케팅 문구 기획·검토·승인 과정과 관련된 자료가 존재한다는 점이 우선 입증돼야 한다”며 “특히 제3자 기기에 대한 압수수색은 일반 피의자 수사보다 더 엄격한 필요성과 관련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정보 압수수색은 원칙적으로 필요한 범위 안에서만 허용되기 때문에 특정 기간과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제한적 포렌식 방식이 유력하다”며 “실제 포렌식이 진행되더라도 곧바로 고의성 입증으로 직결될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밝혔다.

 

또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고 사회적 책임 기준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