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쉐론 시계 잔금 이체한 김건희…법조계 “수수 자체가 문제”

잔금 변제 양형 시 참작은 가능
금품 자체 반환해야 추징 제외돼

 

김건희 여사가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의 잔금 명목으로 약 2900만원을 뒤늦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후 대금 지급은 범죄 성립 여부보다 양형이나 추징 판단에서 주로 고려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 측은 최근 서성빈 드론돔 대표 측에 바쉐론 시계 잔금 약 2900만원을 이체하고, 관련 송금 내역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에 제출했다.

 

해당 재판부는 현재 김 여사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김 여사는 2022년 9월 서 대표로부터 로봇개 사업 청탁 명목으로 33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서 대표도 시계를 제공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 여사 측과 서 대표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시계가 청탁 대가로 제공된 것이 아니라 구매 대행에 따른 물품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김 여사는 서 대표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로봇개니 뭐니 그런 걸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서 대표로부터 어떠한 청탁도 받지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뒤늦은 대금 지급에 대해 김 여사 측 법률대리인은 “수사와 재판이 시작되면서 서 대표를 만날 수 없었고, 증인신문이 끝난 뒤 오해의 소지가 해소된 이후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송금한 것”이라며 “정신 건강 등 여러 문제로 잊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사후 대금 지급이 유무죄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알선수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약속하면 성립하는 범죄로 본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시계 등 금품을 청탁 대가로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이후 이를 반환하거나 대금을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범죄 성립 자체가 부정되기는 어렵다”며 “다만 피해 회복 또는 이익 반환과 유사한 사정으로 양형에서 일부 참작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애초부터 정상적인 구매 대행이었고 청탁 대가성이 없었다는 점이 인정된다면 유죄 판단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며 “결국 쟁점은 사후에 돈을 보냈는지가 아니라 당시 시계를 건네받은 경위와 청탁 관련성, 대금 지급 의사와 시점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추징 여부도 별도 쟁점이다. 금품 자체를 그대로 반환한 경우라면 추징 범위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지만, 물건을 일정 기간 보유한 뒤 사후에 금액을 지급한 형태라면 재판부가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건이다.

 

박 변호사는 “시계를 실제로 청탁 대가로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면 사후 송금만으로 정상 거래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부가 수수 당시의 경위와 보유 기간, 반환 또는 대금 지급 방식 등을 종합해 추징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