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전자장치, 이른바 전자발찌를 부착한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 주변으로 접근하자 휴대전화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화면에는 가해자의 현재 위치와 피해자와의 거리, 이동 경로가 지도 형태로 표시됐다. 가해자가 어느 거리로 이동하는지 점선으로 나타나자 피해자는 곧바로 주변 경찰서나 공공기관 등 안전한 장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법무부는 27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스토킹 가해자 위치 알림 앱’ 운영 방식을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전자장치를 부착한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할 경우 피해자 휴대전화에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와 동선을 제공하는 제도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6월 24일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기존에는 전자장치 부착자가 피해자에게 일정 거리 안으로 접근하면 문자메시지로 거리 정보만 통보됐다. 그러나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휴대전화 지도 화면에서 대상자의 위치와 동선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앱에는 가해자의 위치뿐 아니라 가장 가까운 경찰서와 파출소, 공공기관 위치도 함께 표시되고, 담당 보호관찰관의 긴급 연락처도 제공돼 피해자가 위험 상황에서 곧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법무부는 피해자 보호와 2차 가해 우려를 고려해 구체적인 안전거리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시연은 전자장치를 부착한 스토킹처벌법 위반 잠정조치 대상자가 피해자에게 접근을 시도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가해자가 접근 금지 구역으로 이동했다는 경보가 울리자 관제요원은 즉시 인근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하고 가해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상자가 전화를 받지 않자 관제센터는 실시간 위치와 이동 경로를 보호관찰소에 공유했다.
보호관찰관은 피해자에게 “안전지대에 계시니 당황하지 말고 앱을 켜서 가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해달라”며 “이동할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해달라”고 안내했다.
이어 현장에 출동한 보호관찰관이 가해자를 제지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멀어지자 앱에는 ‘안심거리 밖으로 대상자가 벗어났다’는 안내가 전송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밀한 관제와 보호관찰소 협업을 통해 현재까지 위해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가해자의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도 도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앱을 이용 중인 스토킹 피해자는 354명이며 모니터 중인 대상자는 5200여 명이다.
관리 대상에는 스토킹 행위로 법원에서 잠정조치를 받아 전자장치를 착용한 사람뿐 아니라 성범죄 등으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은 사람도 포함된다.
관제센터와 보호관찰소는 전자장치 부착자의 피해자 접근뿐 아니라 전자발찌 훼손, 외출제한 위반 등 준수사항 위반도 24시간 관리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과 대전 등 2곳의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와 58곳의 보호관찰소가 운영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가 계속 제기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장치 부착자의 준수사항 위반 등으로 관제센터에 접수되는 경보는 하루 1만3000건을 넘는다. 관제요원 1명이 300여 명을 관리하는 구조라 현장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호관찰관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의 보호관찰관 1인당 평균 관리 인원은 10명 수준이지만 한국은 20.7명에 이른다. 법무부는 최근 행정안전부에 보호관찰관 116명 증원을 요청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증원이 받아들여지면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 인원이 13명 수준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력이 확충되면 대상자의 이상 행동을 더 면밀하게 관찰하고 피해자 보호 체계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