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합성 대마 소지·투약으로 수감된 상태입니다. 제가 투약한 건 자연에서 키운 대마초와는 다르고, 화학적으로 만든 거라 성분 구조 자체가 다르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결문을 받아보니까 천연 대마와 똑같은 법을 적용받아 처벌됐습니다. 분명 만드는 방식도 다르고 성분도 다른 물질인데 똑같이 취급되는 법적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임시마약류와 관련된 사건에 있어서 질의하신 것과 같은 쟁점이 종종 대두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질의하신 것과 관련하여 답변을 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법적 분류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마약법·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대마관리법으로 각각의 마약류를 규율하는 법 체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위 각 법률에서 규정하던 마약류를 하나의 단일법 체계에서 규율하고 있고, 그 법률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는 ‘대마’는 대마초(Cannabis sativa L.)와 그 수지(樹脂),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하는 제품에 한정됩니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합성 카나비노이드는 이 정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같은 법률에서는 위 대마와 구별하여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정의하고 있고, 각 마약류의 종류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과 그 처벌 수위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합성 카나비노이드는 원칙적으로 ‘대마’ 조항이 아닌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임시마약류 규정에 따라 처벌됩니다.
질문자께서 “천연 대마와 똑같은 법을 적용받았다”고 느끼는 것은 처벌 조항의 문언이 유사하거나, 법정형의 범위가 겹치거나, 동종 전과자와 비슷한 양형 기준이 적용된 결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전후 상황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공소장과 판결문에 기재된 적용 법조를 다시 확인해야 하겠지만, 만약 판결문이 실제로 대마에 적용되는 조항(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 제4조 등 대마 관련 조항)을 적용 법조로 기재하고 있다면, 이는 법률 적용을 잘못한 것으로 법리 오류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재판부의 직권 판단 사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 가지, 합성 카나비노이드가 수백 가지에 달하는데도 실무에서 광범위하게 처벌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임시마약류 지정 제도 때문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남용 우려가 있는 물질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신속하게 임시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지정 고시만으로 즉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임시마약류의 지정 고시는 수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특정 합성 카나비노이드가 지정 고시된 이후 화학 구조를 미세하게 변형한 유사체가 계속 출시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해당 유사체가 고시상 지정 물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실무상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벌의 전제는 해당 물질이 지정 당시의 고시 목록에 포함되거나, 동등한 약리 효과를 가지는 유사 구조물로서 법적으로 포섭된다는 사실이 증명될 때입니다. 이 지점이 바로 감정 결과의 구체성 문제와 직결됩니다.
형사소송에서 유죄 인정의 기초가 되는 감정 결과는 공소사실을 특정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합성 카나비노이드는 화학 구조에 따라 수백 가지 이상의 물질로 분류되고, 그중 일부는 임시마약류로 지정되어 있지 않아 처벌 대상 자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감정 결과서에 단순히 “합성 카나비노이드 성분 검출”이라고만 기재되고 구체적인 물질명(화학명 또는 IUPAC명), CAS 번호, 함량 또는 순도가 특정되지 않았다면, 그 감정 결과만으로는 해당 물질이 지정 임시마약류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목록에 실제로 포함되는지를 법원이 확인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의 내용인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에 대하여, 해당 법조의 취지는 심판의 대상을 한정함으로써 심판의 능률과 신속을 꾀함과 동시에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검사는 위 세 가지 특정요소를 종합하여 다른 사실과의 식별이 가능하도록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기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5도7465 판결 등 참조)”는 것이 판례의 내용입니다.
마약류 사건에서 공소사실이 특정된다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어떤 물질을 어떤 방법으로 사용했는지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고, 감정 결과의 구체성 부족이 곧 공소사실의 특정 불충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항소심에서 감정의 구체성을 쟁점화하려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첫째, 항소심에서의 추가 감정 신청입니다. 항소심은 사실심이므로 새로운 증거조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감정 기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분석과)에 구체적인 물질명, 함량, CAS 번호를 포함한 상세 감정서를 요청하는 증거 신청을 제출해야 합니다.
만약 재감정 결과 해당 물질이 지정고시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유사체임이 밝혀진다면, 무죄 또는 공소기각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둘째, 원심 감정의 증거능력·증명력에 대한 이의입니다.
원심에서 감정 결과의 구체성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항소 이유서에서 해당 감정이 공소사실 특정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구체적으로 전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원심에서 피고인 측이 감정 결과를 다투지 않고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기록에 나타나는 경우 항소심 법원이 이를 새로운 쟁점으로 받아들이는데 소극적일 수 있으므로, 원심 공판기록과 피고인 진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논리를 구성해야 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