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답변이 과거 사실을 기억과 다르게 진술한 것이 아니라 질문의 전제와 표현에 대한 주관적 평가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8일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사건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9일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답변에서 비롯됐다.
당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한 전 총리가 합법적 외관을 갖추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하자고 건의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외관을 갖추려고 온 인형도 아니고 너무 의사가 반영된 질문 아니냐”는 취지로 답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한 전 총리의 건의가 있기 전부터 국무회의 소집을 계획한 것처럼 답변해 허위 증언을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해당 발언이 구체적 사실관계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질문에 담긴 표현과 전제에 이의를 제기한 취지라고 맞섰다.
쟁점은 윤 전 대통령의 답변이 국무회의 소집 경위에 관한 허위 진술인지, 아니면 질문 방식에 대한 평가적 답변인지였다.
법원은 문제 된 발언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는 허위 진술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위증죄는 선서한 증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사실을 진술했을 때 성립하지만, 주관적 평가나 의견, 질문 방식에 대한 반박은 그 자체로 위증죄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답변이 “한 전 총리가 먼저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했는지”라는 구체적 사실을 명확히 부정한 진술이라기보다 “합법적 외관을 갖추기 위해”라는 질문의 전제에 이의를 제기한 발언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위증죄 판단에서 문제 된 문장 하나만 떼어 볼 것이 아니라 증언 전체의 흐름과 질문 취지, 답변이 나온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재판장이 무죄 주문을 낭독하자 방청석에서는 “오”, “와” 하는 탄성이 옅게 흘러나오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선고 이후 퇴정하는 과정에서 눈가와 입가에 미소를 띠며 고개를 숙였다. 변호인단과 짧게 대화를 나눈 뒤 악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