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반복되는 ‘교도소 이전론’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교도소 이전 공약이 6·3 지선에서 다시 등장했다.
각 지역 후보들은 교도소를 외곽으로 옮기고 기존 부지에 공원과 문화시설, 산업 거점, 복합개발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교도소 이전은 법무부 협의와 대체 부지 확보, 주민 반발, 예산 문제 등이 맞물린 장기 사업인 만큼, 선거 때마다 ‘이전론’만 앞세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범석 국민의힘 청주시장 후보는 청주교도소를 포함한 법무시설 이전 확정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청주교도소 이전 전략계획 수립 용역을 통해 후보지를 3곳으로 정한 뒤 최근 2곳으로 압축한 상태로, 법무부 내부 사정과 경제성 검토 등으로 후보지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며 조만간 공개할 것을 밝혔다.
최재용 더불어민주당 전 천안시장 예비후보도 지난 2월 출마 선언을 하며 천안교도소 이전 후 ‘메트로 혁신 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교도소가 성성·부성지구 등 대규모 주거지 한복판에 있어 도심 확장을 가로막고 있다며, 이전 뒤 기존 부지를 천안 센트럴파크와 AI·모빌리티 산업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조원휘 국민의힘 대전 유성구청장 후보는 주민 불안 해소와 도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대전교도소 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대전시와 중앙정부, 법무부, LH 등 관계기관 협력 체계를 강조하면서 이전 부지를 문화·체육·공원·복합개발 기능이 결합된 시민 미래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외쳤다.
특히 안양교도소를 둘러싼 논의는 인접 지자체와의 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안양시장 후보들이 안양교도소 현대화 또는 부지 개발 구상을 제시하는 가운데, 이전 예정 부지와 맞닿은 의왕지역에서는 부지 이전 가능성에 반대하고 나섰다. 의왕지역 후보와 시민단체들은 시민 의견 수렴과 지자체 협의 없는 추진에 반발한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교도소 이전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대표적인 지역 개발 공약으로 꼽힌다.
이는 도심 확장에 따라 기존 교도소 위치가 주변 지역 개발의 걸림돌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후보들이 교도소 이전과 부지 위 공원·문화시설·복합개발 공간 조성을 함께 제시하며 표심을 잡는 전략을 택한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공약이 실제 이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교도소 이전은 공약 발표만으로는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무부 동의와 타당성 조사, 예비타당성 검토, 도시계획 변경, 대체 부지 선정, 토지 매입, 주민 협의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며, 사업 규모에 따라 완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새 교도소가 들어설 지역의 반대를 피하기 어렵다. 기존 지역에서 교도소 이전을 요구하는 반면 이전 대상지 주민들은 생활환경 악화와 지역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후보들이 ‘상생형 교정타운’이나 ‘스마트 교도소’ 같은 방안을 내세우는 것도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교정 인프라 논의는 뒷전으로
전주교도소 사례는 교도소 이전 사업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1972년 건립된 전주교도소는 시설 노후화와 도심 확장 문제로 이전이 추진됐다. 새 교도소는 현 전주교도소 건너편 작지마을 일원에 국비 1800여억원을 들여 2030년까지 건립될 예정이다.
그러나 토지 보상과 이주단지 조성, 예산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당초 2027년 준공 목표가 2030년으로 늦춰졌다. 이에 대해 전주시의회도 조속한 사업 추진과 예산 확보를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 바 있다.
이같은 실행의 어려움에도 교도소 이전 공약은 선거 때마다 지역 개발 공약과 결합된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상당수 후보들은 새로 지을 교도소의 규모나 수용 계획, 기존 시설의 과밀 해소 방안보다는 기존 부지를 어떻게 개발할지에 대해 집중 설명하는 형국이다. 교도소 이전이 형사사법 인프라 확충보다 지역 개발 청사진의 일부로 다뤄지는 셈이다.
그 사이 교도소 노후화와 과밀수용 문제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전 공약이 반복되는 동안 실제 신축·증축 논의가 지체될수록 수용 환경 개선도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도소 이전이 필요하더라도 단순히 기존 부지를 비우는 방식이 아니라 수용 규모와 교정 기능, 교정공무원 근무 환경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교정 전문가는 “교도소는 단순한 지역 기피시설이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를 지탱하는 기반시설”이라며 “선거 때마다 이전과 개발 구상만 반복될 경우 실제로 필요한 신축·증축과 과밀 해소 논의는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도소 이전 공약은 기존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보다 새 시설을 어디에, 어떤 규모로, 어떤 절차를 거쳐 지을 것인지가 먼저 제시돼야 한다”며 “주민 설득 방안과 예산 계획, 법무부 협의 가능성까지 포함되지 않은 공약은 선거용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