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부하직원의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해 자신과 연인처럼 보이는 인공지능 합성 이미지를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구로구청 공무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남민영 판사는 29일 오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구로구청 소속 지방직 공무원 이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씨 측은 명예훼손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등에 해당한다는 검찰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주관적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그러한 형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부하직원 A씨의 얼굴 사진을 이용해 자신과 A씨가 연인 관계인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를 AI로 합성한 뒤 카카오톡 프로필에 여러 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구청 조직도에 올라와 있던 A씨의 얼굴 이미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A씨의 직장 상급자였지만 두 사람이 사적으로 친분이 있거나 연인 관계였던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합성 사진 속 피해자의 모습과 신체 노출 정도, 연출된 상황, 게시 경위 등을 종합하면 해당 이미지가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누구나 자기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가 있다”며 기소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AI 합성사진이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타인의 얼굴이나 신체 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 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또 이 같은 편집물 등을 반포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
카카오톡 프로필 게시가 성폭력처벌법상 ‘반포 등’에 해당하는지도 쟁점이다. 같은 법은 허위영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이 사건에서는 카카오톡 프로필 게시가 공공연한 전시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다뤄질 전망이다.
이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14일 오후 4시 30분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