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수용 한계 직면한 한국 교정”…재활 중심 전환 필요성 제기

늘어나는 취약 수용자 대응 과제
교정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 제기

 

제42회 아시아교정포럼 춘계공동학술대회가 29일 경기대 수원캠퍼스 덕문관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과 미국 교정의 동향과 발전방안’을 주제로 한국 교정정책이 직면한 과밀수용, 수용자 고령화, 의료 인력 부족, 교정공무원 안전 문제 등을 진단하고 향후 교정체계의 전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언담 경기대 공공안전학부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한국 교정이 과밀수용과 수용자 구성 변화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고령 수용자가 빠르게 늘고 마약사범과 정신질환 수용자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문 의료 인력은 부족하다”며 “지방 교정시설의 경우 의사조차 확보하지 못한 곳이 적지 않아 의료 공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과 제도를 갖추고 있어도 열악한 환경에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과밀수용과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교정공무원의 업무 부담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교도관 폭행 사건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교정공무원 5명 중 1명 이상이 정신건강 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건강한 직원 없이 건강한 수용자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밀수용 해소를 위해서는 구금 위주의 정책 기조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위험 수용자에 대한 대체처분을 확대하고, 출소를 앞둔 수용자가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며 사회 적응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중간처우시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국민들은 여전히 구금 자체를 처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저위험 수용자에 대해서는 구금의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관찰과 전자감독 등 사회 내 처우를 활성화해 시설 수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 교정의 방향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교정이 제시됐다.

 

이 교수는 “AI 기반 영상분석을 통한 이상행동 감지와 비대면 감독체계 구축, 스마트밴드 활용 등을 통해 교정공무원의 물리적 개입을 줄이는 동시에 수용자의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도소는 사회와 격리된 공간일 뿐 그 안에서는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AI를 활용한 과학적 교정은 교도관의 안전을 높이는 동시에 수용자의 자유와 책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교정은 억압과 격리의 공간에서 치유와 재활의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교도관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면서 수용자의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무엘 소망교도소 과장은 수용자를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이 재범 방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김 과장은 코로나19 시기 외부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중단되자 수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했고, 이러한 경험이 낮은 재범률로 이어지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용자를 단순한 관리 대상이 아닌 권리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교정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미래 교정은 통제 중심을 넘어 치료와 재활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교정 현장에서의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한국 교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수용자의 사회복귀와 공동체 안전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교정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