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하던 식당에서 여성 손님을 따라가 불법 촬영하고 여학우 사진으로 딥페이크 성 착취물까지 만든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피하지 못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 이은혜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 착취물 제작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12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7년 명령도 유지했다.
A씨는 2024년 8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자신이 아르바이트하던 식당에서 총 44회에 걸쳐 여성 손님이 화장실로 가면 뒤따라가 용변 보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학생 신분일 때도 약 2년 동안 학교 안팎에서 여학우들의 신체 부위 등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여학우들의 사진을 저장한 뒤 여성의 신체 사진과 합성해 피해 학생들이 노출한 것처럼 보이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만든 혐의도 받았다.
1심은 A씨의 범행이 우발적 일탈이 아니라고 봤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이 이뤄진 기간과 수법, 피해자들의 숫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단순히 성적 충동을 이기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본인의 왜곡된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계획적이고 반복적으로 범행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제작하거나 소지한 성 착취물이 제3자에게 유포됐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
범행 일부가 미성년자였던 시기에 이뤄진 점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반성문과 재범 방지 서약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원심 형이 가볍다며 더 무거운 처벌을 구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일부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졌고 일부 피해자가 형사공탁금 수령 의사를 표시한 사정은 인정된다”면서도 “A씨가 범행을 들키지 않으려고 특수 앱까지 사용하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가 형사공탁금 수령 의사를 표시했다고 해서 곧바로 감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형사공탁은 피해 회복을 위한 금전 제공이라는 점에서 양형에 반영될 수 있지만 합의나 처벌불원과 같은 의미로 평가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피해 회복 정도와 피해자 의사, 범행 기간과 횟수, 피해자 수, 범행 수법, 계획성,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한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 영상이나 합성물이 언제든 복제·유포될 수 있다는 불안이 피해자에게 장기간 남을 수 있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이 사건처럼 화장실 불법 촬영과 지인 사진을 이용한 딥페이크 성 착취물 제작이 함께 이뤄진 경우에는 일부 피해 회복 사정이 있더라도 범행의 반복성과 계획성이 더 무겁게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소심이 형사공탁금 수령 의사를 언급하면서도 항소를 기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며 “공탁 관련 사정은 유리한 요소로 고려됐지만 특수 앱 사용, 장기간 반복 범행, 다수 피해자 발생, 딥페이크 성 착취물 제작이라는 불리한 사정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