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표소 밖 투표용지 들고 나온 李대통령…여 “해프닝”vs야 “비밀투표 훼손”

단순 문의인지 위법 행위인지 공방
공개 정도와 고의성 판단 쟁점...

 

이재명 대통령이 사전투표 과정에서 기표소 밖으로 투표용지를 들고나온 일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비밀투표 원칙 훼손이라며 고발 방침을 밝혔고, 더불어민주당은 “단순 해프닝”이라고 반박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많은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권자가 기표소에서 나와 본인이 투표한 용지를 흔들며 선거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태는 헌법이 보장한 비밀투표 원칙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범위와 한계를 넘어선 행위이며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국민의힘은 이번 이 대통령의 기표소 행위를 엄격히 규탄하고 채증 자료를 토대로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에 고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사무총장 등 일부 의원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항의 방문했다”며 “이번 주말 중 공수처 또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기 위해 내용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도 페이스북에 “비밀투표 원칙은 민주주의 선거의 생명줄”이라며 “비밀투표 원칙을 포기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정희용 선거대책본부장은 “기표된 용지를 들고나온 것 자체가 이미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며 “이 대통령의 투표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본인이 출마한 선거만 9번이다. 명백히 의도된 기표용지 노출이자 노골적 선거 개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 밖으로 나와 투표관리관에게 “동그라미 표시가 완전하지 않고 반만 찍혀도 괜찮으냐”고 문의한 뒤 다시 기표소로 들어가 투표를 마쳤다.

 

쟁점은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 밖으로 나온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자기 기표 투표지 공개 금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공직선거법 제167조는 투표의 비밀을 보장하면서 선거인이 자신이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할 수 없고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241조는 투표의 비밀을 침해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투표지가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식별될 정도로 공개됐는지, 투표지가 접힌 상태였는지, 기표 내용이 외부에서 확인 가능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기표 상태를 문의하기 위해 투표관리관에게 확인을 요청한 행위인지, 아니면 기표 내용을 외부에 드러낸 행위인지가 향후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문제 제기를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단순한 해프닝”이라며 “기표 도장이 반만 찍혔으니 ‘이렇게 찍히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을 수 있다. 저라도 애매하면 불안해서 물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여러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억지 공격을 하고 있는데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