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사건]“정산하자” 콧등 때리고 성적 행위 요구…같은 방 재소자 노린 성범죄자

“A형이 자꾸 요구해” 구조 쪽지 보냈지만…
신고 어려운 폐쇄 공간 문제도 드러나

 

2024년 12월 3일 아동·청소년 강간죄로 복역 중이던 수형자가 소년교도소 같은 거실에서 생활하던 10대 재소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A씨와 피해자 B군은 경북 김천시에 있는 김천소년교도소 C실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피해자는 같은 거실에서 생활하던 18세 재소자였다.

 

폐쇄된 수용 공간 안에서 피해자는 낮에는 가해자와 얼굴을 마주해야 했고, 밤에는 다른 수용자들이 잠든 시간대마다 반복된 추행과 폭행을 견뎌야 했다.

 

범행은 저녁 시간 수용 거실 안에서 시작됐다.

 

A씨는 피해자의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누워 있다가 갑자기 피해자의 신체를 만지고 입을 맞추는 등 강제추행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에도 범행은 멈추지 않았다. A씨는 12월 4일부터 9일까지 매일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 같은 거실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같은 취지의 추행을 반복했다.

 

피해자는 피할 곳이 없었고 가해자와 같은 거실에서 생활해야 했다.

 

낮에는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마주한 뒤 밤이 되면 다른 수용자들이 잠든 시간대에 다시 피해를 입었다. 폐쇄된 공간에서 반복된 범행은 추행에 그치지 않았다.


“잠 자지 말고 기다려라” 폭행 뒤 협박


같은 달 9일 A씨는 수용 거실에서 피해자에게 성적 행위를 요구했다.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자 A씨는 손으로 피해자의 뺨을 때리고, 발로 복부와 허벅지를 밟았다.

 

다음 날 밤에도 범행은 이어졌다.

 

12월 10일 밤 10시 30분쯤 A씨는 피해자와 나란히 누워 있던 중 실수한 횟수만큼 “정산하자”고 말하며 손가락을 튕겨 피해자의 콧등을 여러 차례 때렸다.

 

그러면서 다시 성적 행위를 요구했고, 피해자가 거부하자 강제로 범행하려 했지만 피해자가 저항해 미수에 그쳤다.

 

피해자는 결국 같은 거실의 다른 수용자에게 도움을 구하려 했다.

 

그는 다른 수용자에게 “A 형이 성적 행위를 요구하는데 어떻게 하지”라는 취지의 쪽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 쪽지는 A씨에게 발견됐다. A씨는 피해자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때린 뒤 “잠을 자지 말고 기다려라”고 지시했다.

 

다음 날 0시쯤 A씨는 다른 수용자들이 잠든 것을 확인한 뒤 같은 거실에서 피해자를 상대로 유사성행위 범행을 저질렀다.


법원 “교도소 안 아동·청소년 재소자 상대 재범”


대전지법 제12형사부는 2025년 11월 28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과 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이 사건 이전에도 아동·청소년 피해자 2명에 대한 강간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이 사건 당시에도 그 형을 집행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을 받던 중 교도소에서 또다시 아동·청소년인 다른 재소자를 상대로 수차례에 걸쳐 강제추행, 폭행, 유사성행위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내용, 방법, 추행의 정도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매우 나쁘고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어 동종 범죄로 복역 중인 상태에서 교도소 안 아동·청소년 재소자를 상대로 다시 범행한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은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

 

교정시설 안에서 발생하는 동성 간 성범죄가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만 정리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낸 사건이였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거실에서 생활하고, 신고 이후에도 피해 사실이 알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남는 구조에서는 피해자가 쉽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신고를 주저하게 되는 구조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인권위는 2023년 6월 교정시설 내 성추행 피해자가 신고 이후 조사수용 절차에서 오히려 장기간 분리 수용된 사례를 확인하고, 법무부 장관에게 조사수용이 무조건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지침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당시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한 수용자는 폭행과 성희롱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교도소 측은 “가해자와 진술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조사수용 조치했다.

 

피해자와 같은 거실에 있던 참고인 2명도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지만, 교도소 측은 분리수용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단순히 가해자의 진술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를 장기간 분리수용하는 것은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봤다. 또 억울한 조사수용 피해에 대한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