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근로자가 “권고사직이라는 오명을 받아 통탄할 심정”이라며 항의했다면 이를 자발적 퇴사나 합의해지로 보기 어렵고, 사용자가 경영상 해고 요건을 입증하지 못한 이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충북 음성에서 의원을 운영하던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내과 진료과장으로 채용한 B씨와 월급을 21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감액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B씨는 2024년 6월과 7월 두 차례 감액된 임금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24년 7월분 월급을 지급한 뒤 B씨에게 경영상 이유를 들어 같은 해 8월 근로계약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B씨는 같은 해 11월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지노위는 A씨가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지 않았고 실제로는 B씨의 업무능력 부족을 문제 삼으면서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한다고 통지해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렸다고 보기 어렵다며 B씨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법원도 B씨에 대한 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보낸 계약 종료 통보의 문언과 전체 경위에 비춰 이를 단순한 권고사직 제안이 아니라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끝내겠다는 일방적 의사표시로 봤다.
특히 B씨가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뒤 A씨에게 “권고사직이라는 오명을 받아 통탄할 심정이다”,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 통지를 했고 법적 절차를 통해 근로자의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취지로 항의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이 같은 항의 내용이 B씨가 사직을 받아들였다는 사정이라기보다 자신이 해고됐다고 인식하고 이를 다투겠다는 태도로 해석된다고 봤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
특히 경영상 이유로 해고하려면 긴박한 경영상 필요,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상자 선정, 근로자대표와의 협의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B씨를 해고할 만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B씨가 계약 종료 전에 A씨와 퇴사에 합의했거나 자발적으로 사직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객관적 증거도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언제까지 근무하겠다’고 말한 것은 A씨가 고지한 최종 근무일까지 근무하겠다는 취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B씨에 대한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