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성들의 신상정보를 일반인에게 보낸 국제결혼정보업체 직원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국제결혼중개업 등록 주체가 법인인 경우 결혼중개업법상 ‘결혼중개업자’는 법인이고, 대표자나 직원은 법인과 공동정범 관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제결혼정보업체 대표 A씨와 직원 2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국제결혼중개업을 등록한 법인의 대표자였다. 직원 2명은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몸무게 등 신상정보가 담긴 자료를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전송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결혼중개업법은 결혼중개업자가 거짓·과장되거나 국가·인종·성별·연령·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하거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1심은 A씨와 직원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대표 A씨에 대한 무죄 판단은 유지하면서도 직원 2명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직원들이 법인과 함께 결혼중개업법상 금지행위를 한 공동정범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국제결혼중개업 등록 주체가 법인인 경우 결혼중개업법상 결혼중개업자는 그 법인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인의 대표자나 사용인, 종업원은 결혼중개업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쟁점은 직원들을 법인과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대법원은 결혼중개업법의 양벌규정 체계를 근거로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혼중개업법 제27조는 법인의 대표자나 대리인, 사용인, 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해 위반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자를 처벌하고 법인에도 벌금형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경우 법인과 실제 행위자의 관계를 형법상 공동정범 관계로 구성할 수 없다”며 “법인의 대표자나 사용인, 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해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는 양벌규정에 따라 행위자 처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이 법인의 업무에 관해 실제 위반행위를 한 행위자에 해당한다면 결혼중개업법 제27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며 “원심처럼 법인과 공동정범 관계를 전제로 유죄를 인정한 판단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공소장 정리 문제도 파기환송 사유가 됐다.
대법원은 “공소사실과 적용법조가 일치하지 않거나 법률 구성이 불명확한 경우 법원이 검사에게 공소제기 취지를 명확히 하도록 석명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심의 판단에는 공동정범과 양벌규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