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변호사가 피해금 찾아준다더니”…로펌 홈페이지까지 만든 보이스피싱

전세금 잃은 피해자 노린 2차 사기…
“상담료 입금하면 일정 잡아주겠다” 요구

 

보이스피싱 범죄가 진화하면서 피해금을 되찾아주겠다며 로펌 변호사를 사칭하는 2차 사기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 법무법인처럼 제작한 홈페이지에 변호사 사진과 이름, 경력, 사무실 주소까지 올려 피해자를 안심시킨 뒤 상담료나 착수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1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로 전세금 상당액을 잃은 뒤 피해금을 돌려받을 방법을 찾다가 페이스북에서 “사기 피해금을 찾아준다”는 글을 봤다.

 

게시글에는 로펌 소속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검토하고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피해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가 게시글에 남겨진 라인 연락처로 연락하자 상대방은 로펌 명함과 변호사 이름을 보내며 홈페이지 주소를 안내했다.

 

홈페이지에는 변호사 수십명의 얼굴 사진과 이름, 학력, 주요 경력, 담당 분야가 정리돼 있었다. 사무실 전화번호와 주소도 기재돼 있어 겉으로는 일반 법무법인 홈페이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방은 사건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기 전부터 “피해금 회수가 가능하다”며 상담료와 선입금을 요구했다.

 

A씨는 상담 변호사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던 중 실제 소속과 홈페이지에 표시된 법무법인 소속이 다른 점을 이상하게 여겼고, 실제 변호사에게 확인한 결과 해당 홈페이지에 표시된 로펌이 실제 운영 중인 법무법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법무법인 홈페이지와 명함이 있었고 변호사 이름을 검색하면 실제 변호사 정보도 나왔다”며 “사진과 경력까지 올라와 있는데 누가 쉽게 의심하겠느냐”고 말했다.

 

기자가 직접 해당 홈페이지에 접속해 확인한 결과, 홈페이지 하단에는 메신저 상담용 아이디가 적혀 있었다.

 

해당 아이디로 연락하자 상담원은 구체적인 법률 검토보다 사건 종류를 먼저 물은 뒤 “상담료를 입금하면 변호사 일정을 잡아주겠다”며 선입금을 요구했다.

 

홈페이지에 구성원으로 소개된 약 20명의 변호사 중 일부는 실제 법무법인에 근무 중인 변호사 이름과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보였다.

 

한 변호사는 법조인 대관 검색 결과 현재 다른 법무법인에 소속된 로스쿨 출신 변호사였지만, 해당 홈페이지에는 부장판사 출신에 다른 학력을 가진 인물로 소개돼 있었다.

 

이런 방식의 사기는 기존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절박한 심리를 파고든다.

 

피해자는 이미 큰 금전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돈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에 쉽게 흔들릴 수 있고, 로펌 홈페이지와 변호사 명함까지 제시되면 정상적인 법률서비스로 오인할 가능성이 커진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상담료나 착수금을 요구받았다면 입금 전 반드시 의심하고 확인해야 한다”며 “대한변협 변호사 검색, 법무법인 등록 여부, 사무실 대표번호 등을 통해 실제 소속과 연락처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변호사나 법무법인을 사칭한 정황이 있으면 즉시 수사기관과 대한변협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