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가상자산 장외거래 영업을 하며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전·송금 의혹도 함께 조사됐지만, 검찰은 고의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부분은 불기소 처분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은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A씨는 2023년 7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채 ‘로딩OTC’라는 상호로 가상자산 매도·매수 광고를 올리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가상자산 장외거래 영업을 한 혐의를 받았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을 매도·매수하거나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행위, 이를 중개·알선·대행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려는 경우 상호, 대표자 성명, 사업장 소재지, 연락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사항을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인터넷 블로그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가상자산 매도·매수 광고를 게재한 뒤 연락해 온 사람들과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가상자산을 사들이거나, 가상화폐 구매를 원하는 이들에게 자신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상대방이 지정한 전자지갑 주소로 보내주고 거래 금액의 3% 상당을 수수료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이런 방식으로 거래한 횟수는 모두 1493회였으며 거래 규모는 약 87억2547만원에 달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전·송금 의혹도 함께 드러났다.
A씨는 2023년 10월 서울 광진구의 한 장소에서 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성명불상자로부터 현금 2000만원을 전달받고, 이 가운데 1300만원 상당을 테더코인으로 바꿔 지정된 가상자산 지갑 주소로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알고도 현금 전달과 가상자산 송금에 관여했다고 보고 사기와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을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전달받은 돈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A씨가 국민은행으로부터 ‘가상자산 거래 관련 의심거래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취지의 거래정지 안내문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이러한 사정만으로 A씨에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후 A씨는 보이스피싱 관련 혐의가 아닌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가상자산거래 영업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좌 내 가상자산 관련 의심거래가 확인된다는 은행의 거래정지 안내문을 받았음에도 면밀한 확인을 하지 않고 범행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초범인 점, 범행 동기와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