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진행된 3일 전국 투표소 곳곳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진 가운데 투표용지 공개 시도, 투표소 내 소란, 선거인 차량 이송 제보 등 각종 돌발 상황이 잇따랐다.
세종시 한 투표소에서는 기표한 투표용지를 주변에 보여주려던 40대 남성이 퇴장 조치됐다.
세종시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7시께 세종시 다정동 한 투표소에서 기표를 마친 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주변 선거관리원 등에게 보여주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대통령도 이렇게 하지 않았느냐”며 “제대로 기표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항의했다.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용지 확인을 거부하고 투표함 투입을 안내하자 A 씨는 현장에서 30여 분간 소란을 피웠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A 씨의 행동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사전투표소에서 기표한 투표용지를 들고 나와 선관위 직원에게 유효 여부를 물었던 장면과 연결돼 논란을 키웠다.
당시 이 대통령은 “동그라미 표시가 완전하지 않고 반만 찍혀도 괜찮냐”고 물은 뒤 선관위 직원의 답변을 듣고 다시 기표소로 들어가 투표를 마무리했다.
선관위는 당시 “관리관이 즉시 제지했고 투표 내용도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지만,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이 대통령과 선관위 관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전북에서도 선거 관련 신고가 이어졌다. 낮 12시 기준 도내에서 접수된 선거 관련 112신고는 모두 6건이었다. 상담 신고가 4건, 교통 불편 신고가 2건이었다.
오전 6시 32분께 익산시 영등동 한 투표소에서는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신고가 취소돼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오전 8시 38분께 고창군 성송면 한 투표소 인근에서는 2~3명이 모여 사진을 찍는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관련자들을 상담 조치했다.
정읍시 수성동 일대에서는 포스터를 붙인 승용차가 이동하고 있다는 신고가 두 차례 접수되기도 했다. 전북경찰청은 전북청과 도내 15개 경찰서에 선거경비통합상황실을 설치하고 투·개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경기남부 지역 투표소에서도 오전부터 신고가 잇따랐다.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경기남부 지역 투표소와 관련해 접수된 112신고는 17건이었다. 소란 행위가 8건으로 가장 많았고, 투표지 촬영·훼손 1건, 부정투표 의심 1건, 기타 신고 7건이 접수됐다.
오전 9시 41분께 화성시 병점동 한 투표소에서는 유권자가 투표소 내부 사진을 찍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현장 확인 뒤 선관위 관계자로부터 “투표장 밖 복도에서 촬영한 사진은 위반 사항이 아니다”는 의견을 받고 상황을 정리했다.
하남시 감일동 한 투표소에서는 60대 유권자가 “투표용지 6장만 받았다”며 항의했다.
하남은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함께 치러져 1차 투표와 2차 투표로 나눠 투표용지가 교부되는 지역이다.
선관위 확인 결과 해당 유권자는 정상적으로 투표용지를 모두 배부받은 것으로 파악됐고, 경찰은 투표함 투입 과정에서 생긴 오인으로 보고 상황을 종결했다.
경기 광주시 신현동 한 투표소에서도 부정투표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한 유권자와 동행한 지인이 “투표용지 3장이 아닌 2장만 받았다”고 신고했지만, 선관위 확인 결과 투표용지 3장이 정상 출력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 강릉에서는 선거인 차량 이송 제보가 접수됐다.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면 단위 지역의 한 이장이 차량 2대를 이용해 거동이 불편한 마을 주민 8명을 투표소로 이동시켰다는 내용의 제보가 들어왔다.
선관위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해당 이장에게 구두 주의 조치를 했다.
강릉시선관위는 “어르신들이 전날 차량 지원을 요청했고 선거법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선의로 이뤄진 행위로 파악됐다”며 “고의성이나 특정 후보를 위한 목적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표소 안팎의 긴장감 속에서도 고령 유권자와 생애 첫 투표 유권자, 몸이 불편한 유권자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에는 동구 최고령 유권자인 110세 김정자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를 찾았다.
김 어르신은 신분 확인을 마친 뒤 선거인명부에 직접 이름을 적고 투표를 마쳤다. 가족들은 김 어르신이 지금까지 투표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전북 전주시 삼천동 한 투표소에는 106세 김계순 어르신이 딸과 함께 방문했다. 김 어르신은 “우리나라 잘되라고, 힘들지만 한 표 한 표 찍으려고 왔다”며 당선자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생애 첫 투표에 나선 19세 유권자들도 투표소를 찾았다. 광주 동구 한 투표소를 찾은 이서윤 양은 “TV로만 보다가 직접 해보니 신기했다”며 교육감 선거 후보들을 살펴보고 투표했다고 말했다.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서는 아버지와 딸이 함께 한 표를 행사하기도 했다.
전국 투표소에서는 크고 작은 신고와 제보가 이어졌지만, 선관위와 경찰은 대부분 단순 오인이나 현장 상담으로 정리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표용지 공개 시도, 투표소 내 촬영, 선거인 차량 제공 등은 선거법 위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는 만큼 투표 종료 시까지 투표소 안팎 관리와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