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는 말 아끼고, 장동혁은 선 그었다…지선 후폭풍 속 엇갈린 속내

서울 놓친 정청래, 연임론 시험대
사퇴 압박받는 장동혁, 완주 의지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여야 대표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나란히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양당 모두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두 대표의 대응 방식은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승리와 부담이 공존하는 성적표로 남았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하며 지방권력을 장악했지만 서울시장 탈환에는 실패했다.

 

당 안팎에서는 여당에 유리한 정치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지방선거 전체의 상징성이 큰 만큼 정 대표 책임론이 제기되는 주요 근거로 거론된다.

 

서울에서는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 등 오세훈 시정을 둘러싼 악재가 이어졌음에도 민심을 얻는 데 좌절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높은 국정 지지율과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됐음에도 수도권 확장과 중도층 흡수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보궐선거 성적표 역시 뼈아프다. 민주당은 기존 지역구였던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내줬다.

 

특히 평택을에서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 간 과열 경쟁이 이어지면서 범여권 지지층 분열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북갑에서는 청와대 출신 하정우 후보를 내세웠지만 무소속 한동훈 후보에게 패했다.

 

실제 당권 경쟁자로 거론되는 송영길 인천 연수갑 당선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전당대회에서 종합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이 순탄치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정 대표는 선거 결과 발표 이후 별다른 거취 언급 없이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만 밝혔다. 당내에서는 당장 책임론에 대응하기보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정치적 평가를 받겠다는 신중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서울 승리가 오세훈 후보 개인의 경쟁력에 힘입은 결과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대구·경북과 경남은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만큼 현 지도부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장 대표가 공을 들였던 충청권에서 전패하면서 지도력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장 대표는 자신의 고향이자 지역구가 있는 충청권에 힘을 쏟았지만 대전·세종·충북·충남을 모두 내줬다.

 

당내에서는 공개적인 퇴진 요구도 나오고 있다. 배현진·박정훈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변곡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대표는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선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선거 패배의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대표직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장 대표가 조기 퇴진론을 차단하고 차기 지도체제 논의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여부와 한동훈 전 대표 복당 문제, 차기 원내대표 선출 등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