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얼굴 합성 나체사진 구입한 20대...법원 “무죄”

법원 “아청법상 성착취물 해당성 증명 부족”

 

여자 연예인의 얼굴을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에 합성한 사진을 구입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이 적용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 해당성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진)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여자 연예인의 얼굴을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에 합성한 사진을 2만원에 구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A씨가 구입한 사진이 미성년 여성이 등장하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해 성적 행위를 표현한 화상·영상 등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규정하고, 이를 구입·소지·시청한 경우에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해당 사진이 아청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합성 사진은 실제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이 직접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얼굴을 이용해서 만들어낸 이미지에 불과하다”며 “이는 법이 정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는 해당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 연예인들이 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사실만으로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에 해당한다는 것이 공지의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완성도도 떨어져 쉽게 합성 사진임을 인식할 수 있다”며 “기소된 법령으로 처벌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합성사진이나 딥페이크 성범죄가 처벌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검사가 아청법을 적용한 이상 대상물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인지가 별도로 증명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합성물이 아청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다른 법률이 적용될 수 있다.

 

얼굴이나 신체를 합성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허위영상물을 제작·반포하거나 소지·구입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 관련 규정에 따라 처벌 여부가 판단될 수 있다.

 

배 변호사는 “무죄 판단은 합성사진 구입 행위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검찰이 적용한 아청법상 성착취물 해당성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타인의 얼굴을 성적 이미지에 합성해 유통·소비하는 행위는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